매일신문

사설-북핵대응 중국에 얻은것없다

북핵문제는 중국의 고집대로 {결의안}채택에서 {의장 성명}으로 바뀌긴 했으나 후속조치문제를 두고 의견이 엇갈려 아직 완전 합의점을 찾는데는 시간이걸릴것 같다. 그러나 북핵문제는 중국의 적극적인 중재역할과 미국의 3단계고위급 회담을 비롯한 대북한접촉의 재개가 이뤄질 수 있다면 추가사찰의 가능성이 엿보여 전망은 그리 어둡지만은 않다.북한 핵문제가 유엔 안보리에서 제재조치가 논의되는 때에 김영삼대통령의방중이 이뤄져 문제해결이 한결 쉬우리라는 성급한 전망을 했으나 중국의 벽은 역시 높고 두터웠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중국은 미국이 초안하고 영국과 프랑스가 지지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거부하고 그보다 약한 {의장 성명}채택을 요구하고 나오자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은 가부결정을 하지 못한채 우왕좌왕하고 있었다. 이때 한승주외무장관은김대통령과 합류하기 위해 중국으로 떠나면서 [중국의 제안이 효과적일수 있다]며 즉각적인 찬동의사를 표시했다. 외교전에서 항상 몇수씩 뒤지는 우리외교팀은 이번에도 속마음부터 훤하게 보여준 결과를 빚었다.이와같은 우리의 유화적 외교정책은 북한을 비롯한 핵관련국들에게 약하다는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했으며, 나아가서는 우방국들까지 우리를 업신여기는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이번의 방중외교에서도 중국의 지도자들은 북핵문제에 대해 {한반도의 비핵화지지}와 {대화에 의한 해결}이란 종래의 입장만 계속 주장했을뿐 한발자국도 진전된 면모는 보여주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그들의 형제국인 북한에 대해서는 [북한은 주권국가이므로 다른나라가 이래라 저래라 할수없다]고 감쌌으나, 같은 주권국가인 한국에 대해서는 더욱이 자기나라를 김대통령이 방문중에 있는데도 [팀스피리트 훈련의 재개를 중단하고 패트리어트 미사일의 배치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것은 분명히 주권침해 발언이며 형평의 원칙을 무시한 처사다. 예절을 숭상하는 나라라고 알려진 중국의 무례에 우리는 심한불쾌감을 느끼지 않을수 없다.

중국이 진정한 의미에서 한반도의 평화를 원하고 있다면 지난번 특사교환 실무접촉에서 북측대표가 {전쟁불사}니 {서울불바다}니 하는 발언을 했을때는단호하게 꾸짖어야 했다. 중국은 북한이 군사모험주의에 빠져 항상 호전적 기질을 과시하고 있는데도 북측 지도자들은 자제시키지 못하면서 적반하장격으로 침략에 대비한 방어무기배치까지 간섭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다.그러나 이번 김대통령의 방중기간중 이붕총리는 [북한문제는 대화로 풀수있는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핵을 가졌다면 중국이 다른나라보다 더 강경했을것]이란 발언에 다소 위안을 얻게된다. 그러나 우리의 외교팀은 강대국들 앞에서는 왜 위축감을 주는지 그점을 알수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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