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일제 중고차 러시아서도 맹위

세계 유수의 자동차수출국 일본은 새거뿐만 아니라 중고차 수출로도 짭짤한재미를 보고있다. 주요 대상국은 러시아와 중국이며, 북한에도 매년 수천대씩 흘러들어가고 있다. 일제중고차가 이들 자동차후진국에서 인기를 끄는 것은 값이 쌀뿐더러, 성능이 좋고 고장이 잘 나지않기 때문.우리나라 중고차들도 상당수 팔려가고 있긴 하지만, 대적이 안된다는 게 관계자들의 얘기다. 중고차를 고물로 취급하기 때문에 정확한 수출통계는 나와있지 않으나 일본은 중고차 부문도 단연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러시아의 경우 일제중고차가 맹위를 떨치는 대표적인 곳이다. 특히 블라디보스토크와 하바로프스크등 극동지방에는 엄청난 수의 일본차가 수입돼 범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현지를 다녀온 여행자들에 따르면, 시가지에 온통 일본차들이 굴러다녀마치 일본의 도로를 보는것 같았다는 것. 수입해간 중고차들을 도장도 하지않고 거의 그대로 사용하는 바람에 일본어와 한자등이 차체에 부착된 채로 운행되는데 기인한다.

러시아 극동지역 세관의 지난1년간 통계로는 블라디보스토크와 나홋카등 연해주지방 항구를 통해서만 총9만8백여대의 일본차가 수입됐는데, 거의 대부분이 중고차로 판명됐다. 이는 블라디보스토크시의 작년1월 현재 자동차등록대수 6만9천7백여대를 훨씬 웃도는 숫자다.

교통사고 집계로도 92년에 8백90여건이던 일제차에 의한 사고가 작년에는1천2백여건으로 40%이상 증가했다. 이로인해 사망자도 1백80여명에서 2백70여명으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러시아에 일본중고차가 들어가기 시작한 것은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가 개시된 이후 지난 85년경 부터로, 화물선 선원들이 귀국할때 사들여 싣고간 것이 인기를 끌면서 부쩍 늘어나 요즘에는 전문 수입업자도 여럿 등장했다는 것이다.

{베료스카}라는 민간회사가 작년 10월 개설한 블라디보스토크의 중고차시장은, 판매자 1만루블(약4천6백원), 구매자 2백루블, 부품판매자 5천루블씩의입장료를 받는데도 매주 토.일요일이면 3천여명이 몰려 일제중고차를 중심으로 1백대안팎이 거래된다고 한다. 일제차는 러시아의 {볼가}나 {지구리}등의6천-8천달러보다 싼 3천6백달러 수준이어서 잘 팔리고 있는데 그중에도 {도요다}는 볼가의 부품을 사용해 수리할 수가 있어 특히 인기가 높다는 것이다.한편 러시아당국은 일제중고차가 대단한 기세로 팔리자, 수입외제차에 대한관세를 단계적으로 대폭 올린 것으로 밝혀졌다.

작년 2월 {국내 자동차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수입차 관세와 물품세를 크게올린 이후 1년여만인 지난 3월 또 대폭 올렸다는 것. 이 때문에 일본에서 1천달러에 사간 중고차의 세금이 1년전보다 2배이상 뛰어오른 2천1백73달러에달해 차값은 3배가 됐다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일제중고차 수입 붐이 수그러들 것으로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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