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사태 5주년을 사흘앞둔 1일 초저녁의 천안문 광장은 군데군데서 정복경관들의 삼엄한 경계망이 펴진 가운데도 산보나온 시민들, 연날리는 꼬마들, 여전히 중국정권의 성지인 이곳을 구경온 허름한 차림의 지방관광객들로 초만원을 이루고 있다.이런 가운데도 군중들의 틈틈이 사복공안조인 변의대의 매서운 눈길이 번뜩이는 것은 물론이다.
이미 천안문광장 주변에는 정.사복 공안원들이 24시간 순찰을 돌고있으며 인민대회당 주변 요소요소에는 항상 출동할수 있는 무장병력들이 상시 대기중이다.
뿐 아니라 2주전부터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폭동진압 특수부대인 10개의 방포단이 북경에 진주, 1급 전쟁준비 상태에 처해있다고 외신들이 전하고 있다.중국당국은 이밖에도 시위를 주도했거나 주도할 가능성이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북경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은 지난달 중순 이미 북경을 떠나게 했으며 지방거주자에게는 북경진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이때문에 북경의 대형 택시운전사들은 한창 관광성수기를 맞고서도 손님을구경못해 도심의 빈터에 기약없이 주차시켜 놓은채 카드놀이에 한창이다.대학들이 밀집한 해전구대학촌의 북경대, 청화대, 북경사범대, 중국인민대학,중국민족학원등의 정.후문엔 학생증을 소지하지 않은 사람들에겐 일체 출입이 통제되고 있으며 공안병력이 도처에 포진, 삼엄한 경계를 이루고 있다.중국당국의 이같은 1차 대응은 당연한 조치로 받아들여 지고 있지만 천안문사태의 직접적인 동기가 됐던 고위 간부들의 탈선, 부정부패, 물가 폭등등 사태의 직접적인 동인들은 그때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이 중국민중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오히려 분야에 따라선 그 당시보다 더 심한 일면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최근까지도 밀수 세력들과 결탁한 시당국의 고위공무원, 당위원회 서기, 공안 간부등이 사형선고를 받는등 구조적인 부조리는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중국공산당 당국이 반부패 청렴운동을 소리 높이 외치지만 지난 한해만도 부패공무원이 6만여명을 기록했다.
그러나 민중들의 가장 큰 불만은 역시 물가폭등으로 모아지고 있다.흔히 중국의 정치를 얘기할때면 보수파를 거론하지만 개혁.개방의 물결로 개인사업을 해 재미를 보고 있는 사람들을 제외하면 정액소득자를 포함한 광범한 민중들이 치솟는 물가로 인해 상대적인 박탈감을 갖는 계층 모두가 이를테면 보수파인 셈이다.
청화대학앞에서 출입자를 체크하는 공안원이나 체크당하는 학생 모두가 얼굴엔 웃음이 사라지지 않는다.
마치 당국에서 이런 것을 요구하고 있으니 별수 없지 않느냐는 공안원의 웃음과 충분히 이해하니 걱정말라는 학생의 웃음이 어우러지고 있는 것이다.2년전 북경대학 기숙사에서 밤12시를 기해 학생들이 모아둔 작은병들을 일시에 깨뜨린 사건, 즉 작은 병의 소병이 등소평의 소평과 중국발음이 같음을 이용한 상징적인 행동들마저 지금의 대학가의 의식과는 얼마간 의식의 괴리가없지 않은 것이다.
중국사회의 이같은 의식변화로 인해 천안문사태는 이제 역사속으로 묻혀지고있는 것 같다. 적어도 표면적인 관찰로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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