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임시국회 결산

국회법이 개정된후 처음 열린 제169회 임시국회가 14일 폐회됐다. 이번 국회는 한마디로 남북정상회담 합의, 김일성의 사망과 그 이후 터져나온 {조문파문}에 온 관심이 쏠린 국회였다.남북정상회담은 대정부질문에서도 단골메뉴로 각광을 받았다. 정치, 경제,사회, 거의 전분야에 걸쳐 정상회담의 파급효과와 대책수립을 촉구하는등 국회초반은 그렇게 진행됐다. 그러나 대법관임명동의안을 처리하던 지난9일 김일성사망보도가 나온뒤부터는 김의 사망에 따른 파장과 향후전망, 그리고 정부의 정보력부재등을 질타하는 소리가 메아리쳤다. 사건이 사건인 만큼 상임위활동에서도 외무통일과 국방등 대북관련 상임위가 관심을 끌었고 이번에 처음 설치된 정보위도 안기부라는 성역을 대상으로 활동을 벌여 주목을 끌었다.민족적 현안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이로인해 민생관련 부분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물가문제, 철도파업사태와 대기업노조의 파업움직임, 그리고 국영기업체 민영화잡음등 산적한 현안은 메아리없이 흐지부지 끝이 났다.

또 회기막판에 터진 {조문파문}은 발언자의 의도와는 달리 사회 전반에 커다란 파문을 일으키며 여야간의 쟁점으로 부각됐다. 이 파문은 정치권 뿐만이아니라 학교 사회단체등에도 악영향을 미쳐 {국민감정을 무시한 발언}이라는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 조문발언에 따른 파문은 우리의 대북관을 다시 정립해주고 자칫감상적으로 흐를수도 있던 분위기에 냉각기를 가져오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결국 의도와 배경이 어찌되든 이번 조문파문은 사회 각 요소요소에 이념논쟁의 단초를 제공했고 이를 둘러싼 갈등구조를 극명하게 노출시키는 {효과}를가져왔다.

이밖에 이번 임시국회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수 있는 회의운영의 효율화도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야 한다.

모든 회의의 발언시간을 15분으로 제한함으로써 발언의 기회를 확대공급하고불필요한 장광설로 회의진행이 지연되던 구습을 탈피했다는 점은 회의내용을떠나서도 합격점을 줄만한 것이었다.

그렇다고 구태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요점없이 오락가락한 국무위원들의답변에는 변화가 없었고 이병대장관의 {신도시아파트 장애물활용}같은 경솔한 답변도 있었다. 여당단독처리라는 결과를 가져온 대법관임명동의안처리를놓고 의장단에서 보인 국회운영의 미숙함은 지난번 국회보다 오히려 뒷걸음질쳤다는 평가다.

농수산위와 추가경정예산안을 다룬 예결위에서 나타난 삿대질과 맞고함사태그리고 질의차원을 넘어선 인신공격등은 후한 점수를 받을수 있었던 이번 국회에 감점요인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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