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광복 반세기

2차대전의 결과는 우리에게 해방을 가져왔지만 그것은 민족의 진정한 해방은아니었다. 침략자 일본은 통일국가로서 세계제일의 경제적 부강을 누리게됐으나 피해자인 우리는 지금까지 분단의 질곡속을 살아왔다. 민족상잔의 전쟁을 겪었고 민족자해의 경쟁을 계속해온 수치스런 50년의 세월이 흘렀던 것이다. 그래서 우리에게 통일은 제2의 독립이요, 제2의 해방으로 남아있는 것이다. 일제에 나라를 빼앗기고 분단국가로 명맥을 유지해온지 근1세기, 이제 기필코 그러한 민족의 숙원을 풀어야할 2천년대앞에 서있다.우리의 결단과 노력에 따라 분단을 해결할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은 것도그같은 기대를 부풀게 하는 것이다. 세계적인 냉전체제의 붕괴속에 유일하게남아있는 남북대결도 핵문제해결을 위한 북미3단계회담의 1차적 성공으로 극적인 전환국면을 맞게될 전망이다. 그렇게 되면 통일에 걸림돌이 될수 있는국제적인 관계들이 대부분 제거되는 셈이다. 앞으로는 남과 북에서 살고 있는민족성원의 통일지향적 자세와 남북당국자들의 적극적인 화합노력이 가장 큰분단해결의 변수로 남게 된다.

다행히 남에선 세계가 괄목할 정도의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이뤄냈고 북에서도 김일성사후 개방의 징후를 보이는 것은 과거보다 통일환경이 훨씬 개선된상황이다. 구체적으로 통일의 날이 어떤 모습으로 찾아올지는 알수 없으나적어도 통일후유증이 다시 우리 역사를 뒷걸음질치게 하고 민족역량을 약화시키는 일이 없도록 대비해야할 것이다. 북의 시대착오적 사회주의체제가 가장큰 문제가 될 것임은 말할 나위도 없다. 그러나 남쪽의 좌경 친북세력과 일부 과격극우세력들도 통일의 호기를 망칠수 있는 요소로 지적할 수 있다.이밖에도 우리에겐 해방과 더불어 청산했어야할 많은 과제들을 지금까지 그대로 안고 살아왔다. 친일세력.일제문화의 유산등은 대표적인 것들이다. 이같은 친일잔재들이 남북대결과 반공체제.군부집권의 과정을 거치면서 그 성분을분리해내기 힘들만큼 우리 모두속에 미묘하게 용해돼 왔다. 이제 어느 한쪽만 가지고 시비를 가리기 어려운 단계에 이른 느낌마저 준다. 그러나 통일이제2의 해방이고 제2의 독립이라면 그에 반하는 반민족적 요소들은 역사적으로라도 청산하는게 순서다. 비록 늦었지만 민족정기를 살리지 못하는 통일은빛을 잃는 것이다.

해방반세기를 되돌아보면서 이른바 강대국의 불순한 문화침투나 대외의존적경제구조들도 반성하지 않을수 없다. 결국 그런것들이 민족문제해결을 방해하고 앞으로의 민족진로에 장애를 일으키는 것이다. 국제화도 좋고 지구촌도좋지만 그같은 미명아래 새로운 대국세력의 침투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 어쨌든 우리는 천재일우의 통일호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철저한 대비가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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