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민당 김동길대표 사표파동

신민당이 보궐선거 {승리} 한달째를 맞아 기세를 올리기는 커녕 좌초의 위기를 맞고 있다. 민주당의 이기택대표는 야권통합이 정기국회 이전에 성사를 볼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신민당은 통합이야기조차 꺼내지 못할 상황이다. 내부적인 갈등과 혼선으로 당이 갈기갈기 찢어질 공산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사태가 불거진 것은 지난 27일 보선후 처음 열린 당공식회의인 최고위원회의에서다. 이날 회의가 끝난뒤 김동길대표는 박찬종공동대표에게 사표를 제출했다.아직 김대표의 사표는 수리되지 않은 상태다. 김대표는 이번 말고도 두번 더사표소동을 빚은 바 있다. 김대표의 경쟁상대인 양순직최고위원은 김대표의사표가 이번 뿐만이 아니었다며 이번에는 사표가 수리돼야 한다고 벼르고있다.

김대표의 이번 사표파동은 지난 27일 장장 3시간반 동안이나 열렸던 최고위원회의 때문이었다. 이 자리에서 김대표측은 신민당과 신정당의 통추위가 결의한 9월 전당대회를 연기하자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양최고측은 합의사항을지킬 것을 요구했다. 자연히 양측의 고함소리가 터져 나왔다.김대표는 이 자리에서 양최고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표도 없으면서 뭣하러대표에 나오려느냐}고 면박을 당한 양최고는 분을 참지 못하고 지난 3월 김대표와의 사이에 작성된 {각서}를 공개했다. 그리고는 {당신때문에 당이 잘안되고 있어 대표경선을 결심했다}고 소리쳤다.

이런 상황끝에 회의는 결론없이 끝이 났다. 김대표는 그후 종적을 감추었다.31일 열린 최고위원간의 티타임에도 김대표는 불참했다. 김대표의 거취는 현재상태로 극히 불투명하다. 전례에 비추어보자면 김대표의 사퇴파동은 흐지부지 끝이 날 공산도 없지않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 당내의 분석이다.

이런 와중에 당내에서는 전당대회를 오는 9월27일쯤 열 것을 검토하고 있다.장소준비가 여의치 않아 이날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현재 신민당최고위원은 김동길 박찬종 공동대표를 포함해 11명이다. 김대표지지파는 아직 뚜렷한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있다. 그러나 김대표가 구국민당으로부터 지분을 가진 {주주}라는 성격때문에 세력을 과소평가하기는 어렵다.반면 김대표의 라이벌인 양최고측은 한영수 류수호 김룡환 정상구최고등이포함돼있다. 이들은 김대표가 당을 이끌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그외 김복동 박영녹 박한상최고등은 입장이 불투명한 상태다. 그러나 이들도 야권통합문제에는 입장을 각기 달리하고 있다.

여러갈래로 얽히고 설킨 당내사정으로 발등의 불인 야권통합에 대해서도 신민당은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사람마다 계파마다 말이 다르다. 지금의 신민당은 말이 같은 당일뿐 공당으로서의 구실을 전혀 못하고 있다. 신민당의 방황은 좀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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