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사마란치의 저울질

{태권도 채택}{이건희 IOC위원선출} 이번 파리에서 열렸던 제103차 IOC총회기간 한국대표단의 최대 관철목표였다.이 두가지 염원이 충족되도록 김운룡IOC부위원장을 비롯한 우리대표단들은열흘 가까운 회의기간 그야말로 전력투구했으나 {태권도채택}만 달성한 {반쪽영광}만 손에 쥘 수밖에 없었다.

기자는 이번회의기간 우리나라를 시기.질투하는 너무나도 많은 여러나라 대표단들의 경쟁심리를 목격할 수 있었다.

그중 가장 큰 적은 북한대표단이었다. 이들은 마치 한국대표단의 활동을 방해하러 온 건지 자신들의 입지도모를 위해 온 건지 헤아리기가 어려울 정도로시종여일하게 우리대표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 강온양면전략으로 못살게굴었다.

이들의 방해책동이 어떻게 집요했던지 5일 오후3시(한국시각 밤 10시)께 김부위원장은 이건희삼성회장 IOC선임문제가 뜻밖에 북측공작으로 큰 걸림돌을맞이하고 있다며 전날 자신만만했던 의욕과 너무나 다른 기색을 보였다. 이날 오전8시부터 친북단체인 국제태권도연맹(ITF)이 회의장 주변에 살포한 영문유인물(한국측의 집요한 로비공세비판과 IOC집행부의 황금만능풍조지탄내용)등으로 집행부측 운신이 좁아졌고 사마란치위원장 자신 또한 뭔가 행동이나발언에서 오락가락하는 정서불안요인들이 김부위원장 눈에 감지됐기때문이다.이러한 와중에도 김부위원장은 4일 개정된 헌장에 의해 위원장에게 부여된10명 추천권한을 5일 총회폐막직전시간인 오후6시에 이르면 사마란치위원장이 전격 행사할 것을 기대했으나 결국 사마란치위원장은 전날 자신에게 집중된 반대여론의 분위기를 의식, 이번 총회에서는 단 한면도 그 카드를 사용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이번 우리나라의 기대목표는 우리를 둘러싼 주변반대세력들의 농간과 음모, 중상등으로 자신의 위상에 혹시 흠집이 생기지 않나하는 의구심에사로잡힌 사마란치위원장이 아무런 권한행사를 하지않음으로써 반쪽만 달성된 꼴이 됐다. 사마란치위원장은 개인적으로도 이회장에 대한 대단한 신뢰감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 IOC관계자들의 중론이다. 그는 다만 분위기에 약해서이회장 손을 들어주고 싶은 충동을 이번에 절제하는 방향으로 결심한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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