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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초반 가정형편이 여의치 못하여 진학의 시기를 놓치고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근로청소년들을 위해 산업체 부설학교와 기설학교에 특별학급이 설치됐었다. 대구시내만 해도 10여개 학교에 1만여명의 근로학생이 꿈에도 그리던진학의 기회를 얻어 그렇게도 입고 싶어하던 교복을 입고 주경야독으로 공부하고 있었으며 과감한 교육정책수립을 크게 환영하며 국가에 대해 고마움을느끼고 있을 때였다.그당시 교육전문직인 웃어른 한분이 연말에 산업체 근로학생들을 위로 격려하기 위하여 교육현장을 방문, 훈화를 했다.

그분은 훈화서두에 근로학생 여러분의 그간의 노고를 치하한다고 한후, 느닷없이 [학생여러분의 얼굴을 살펴보니 서울대학에 입학할 학생은 한사람도 없구나]라고 하셨다. 그말을 들은 학생들의 얼굴엔 수심이 역력해, 진학에 한맺혀 때늦은 학교교육이지만 희망을 갖고 열심히 공부하려고 하는 근로학생들에게 격려는 고사하고 사기를 저하시키는 말씀을 왜 하실까하고 의아했다.그러나 그분은 곧이어 [학생들의 얼굴을 좀더 자세히 살펴보니 서울대학에입학할 학생은 없어도 서울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을 부릴 사람은 상당히 많이있구나]라고 하셨다. 이말이 나오자 학생들의 얼굴에는 희색이 만연했으며필자의 좁은 생각이 기우(기우)였구나 하고 그분의 깊은 뜻을 헤아리지 못한점 송구스럽게 생각하였다.

그분이 만약 말을 바꾸어 [학생들의 얼굴을 보니 서울대학에 입학할 학생은많지만 서울대학 졸업생을 부릴사람은 없구나]라고 했다면 이 두가지 말중에과연 어느쪽이 근로학생들에게 격려의 말로 적합하였겠는가.우리 속담에 {되글을 배워 섬글로 써 먹어라}라는 말의 깊은 뜻을 되새겨 보며 앞으로 서울대를 졸업한 엘리트들을 채용하는 산업체등 근로학생출신 기업가가 많이 나오기를 기원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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