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엄포성 수사는 안된다

서울 성수대교의 붕괴참사는 충격과 경악에서 분노로 국민감정이 바뀌면서이제 문책은 어느선까지 올라갈 것이며 또 사법처리는 어떻게 될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같다. 아무리 조그만 사건.사고라도 그 책임소재를 분명히 밝혀서 엄히 다스리려하는 것은 같은 불행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때문이다. 이같은 재발방지차원의 문책은 대형참사에선 더욱 분명하고 엄하게 해야함은 말할것도 없다.성수대교붕괴의 책임을 가려내는 일도 바로 이와같은 사실때문에 한치의 소홀함도 용납되지 않는 매우 중대한 것이다. 그래서 검찰과 경찰도 합동수사본부를 설치하고 최대의 수사인력을 투입해 이미 문책수사를 벌이고있다. 벌써성수대교를 관리하는 최일선부서인 서울시도로국산하의 동부건설사업소의 소장을 비롯한 직원7명을 1차적으로 전격구속하고 도로국장을 비롯한 서울시관계간부들도 소환조사를 하는등 발빠른 수사를 하는것 같다.지금의 국민감정을 감안하면 검.경의 이같은 활발한 수사는 바람직한 것으로생각된다. 빠른 시간안에 책임소재를 분명히 밝혀서 관련자들을 엄히 문책해억울하게 희생당한 시민들은 물론이고 놀라움과 허탈감에 빠진 국민들에게속죄하는 것이 바로 당국이 해야할 가장 우선적이고 중요한 일이기때문이다.이번 참사의 민심수습도 누가 잘못해서 일어난 화인지를 분명히 밝혀야 가능하다고 본다.

그런데 지금 적지않은 사람들은 이같은 여론의 바람을 검.경수사팀이 속시원히 파헤쳐 낼수있을까하는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같다. 최근의 각종 크고작은사건.사고에 대해 검찰이나 경찰이 뒷조사를 했지만 그 결과는 항상 많은 사람들에게 불만을 안겨주었다. 이번에도 흥분한 여론에 수사를 활발히 시작하고는 있지만 끝은 또 실망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가 없지않다.이런 우려와 함께 또 한가지 걱정되는 것은 지금 사고의 뒷수습을 일사분란하게 수행해야할 서울시관계부서의 직원들이 수사본부에 불려다님에 따라 거의 일손을 놓고 있다는 것이다. 수사못지않게 사고의 뒷수습도 매우 중요한일임을 감안한다면 무차별 사람을 불러 조사하는 것보다는 혐의자료를 수사본부가 적극적으로 찾아내 확실한 혐의자만 소환하는 수준높은 수사가 요구된다.사고당시의 서울시장까지 조사할 것이라는 수사소식이 흘러다니고 있을 만큼지금 수사규모는 실제보다 소문이 더 확산되고 있는 것같다. 내실있는 수사는 소리없는 가운데 밝힐것을 다 밝혀내는 것이다. 쓸데없는 소문으로 엄포성수사가 돼서 사고수습을 해야할 관계공무원들의 일손을 놓게해서는 안된다.수사를 엄하게 철저히 하는 것이 최우선이지만 과정에서 파생하는 부작용이있어선 안된다. 검.경은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