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절망끝에 보이는 "생의 긍정"

가을이 여무는 계절에 40대 두 시인이 생의 아픔과 허무를 노래한 시집을 내 잔잔한감동을 안겨주고있다.김종섭씨의 5번째 시집인 [섬은 멀리 누워](도서출판 뿌리)와 김세웅씨의 2번째시집 [날이 갈수록 별은 보다 높이 뜨고](시와 시학사)는 이 가을의 이미지와 겹치는 그리움이라든가 존재론적 고통 등을 절절하게 드러내고있다. [달맞이꽃5]

전반부 그의 외로움과 그리움은 짙고 짙다. 그는 또 바람초서 연작에서 허무와이별을 노래하고있다. 바람 자체가 날아 없어지거나 어디론가 가는 것의 상징이다.

그에게 모든 것은 나를 향해 다가오는 것이 아니고 나로부터 떠나가고있다.그의 이런 비극적 인식은 인간을 불행하게 만드는 현대기계문명에 대한 절망과도무관하지 않은 듯 하다.

[나비를 기다림]중에서.그러나 그의 절망은 부정을 통해 새로운 긍정을 찾는 씨앗들을 이미 간직하고있어그의 시세계의 확대 심화를 기대케 한다.

한편 김세웅씨는 비교적 밝은 분위기의 첫 시집과는 달리 자기인식의 심화에따르는 심리적 갈등으로 이번 시집을 매우 어두운 빛깔로 채색해있다. [날이 갈수록]중에서.

그의 비극적 공간은 현실에서의 궁핍한 생활이나 사회적 모순에 근거하기보다존재론적 근거에 따르는 자기모순이나 부조화에서 찾아야하지 않을까.그러나 그의 시도 알 수 없는 실체에 대한 고통을 넘어 생에 대한 아름다운긍정을 보이는 경지를 살짝 비치기도 한다.

[찔레꽃 그늘에 나는 앉아서]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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