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질서와 양보의 미덕

아침 출근길, 상동교를 넘어서면 비탈길에는 벌써 차들이 길게 꼬리를 물고있다. 비탈을 천천히 오르면서 오늘은 또 어느쪽 차선이 더 유리할지 머릿속으로 계산하면서 가속 페달을 서서히 밟는다. 지금 그 길은 앞산순환도로 확장공사로 차선이 불분명한 상태라 중앙선 쪽의 차선하나를 제외하고는 앞차의 꽁무니만 따라가는 셈이다.대개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되는 차선은 세개인데, 삼거리 교차로 앞에 다가서면 신호등이 없는지라, 염치불구하고 차머리를 들이미는 배짱작전이 벌어진다. 이때는 그야말로 배짱만이 길을 앞설수 있는 묘책이다.그러니 마음 약한운전자가 뒤로 밀리기 마련이다. 다행히 고맙게도 모범기사님들이 나와 통행안내를 할때면 교차로 통과가 좀 늦더라도 차라리 마음은 편하다. 느긋하게차례를 기다리면 될테니까. 더욱 얌체스러운 것은 약간의 공간이라도 생기면쏜살같이 비집고 드는 운전자의 약삭빠른 행위인데, 그럴때면 정말 야비하다는 생각도 해본다.

매일 아침 출근길에 벌어지는 교통전쟁. 우리 시민들은 과연 스스로 질서를유지하며, 좀 느긋하게 차례를 기다릴 수는 없을까. 차선에서의 질서의식과양보의 미덕이 아쉽다. 아침마다 치러야 하는 차선경쟁은 출근길 시내 곳곳에서 공감하는 모든 자가운전자들의 씁쓸한 기분이 되리라.힘든 교차로를 통과하여 직장 가까운 곳에 이르면 먼곳으로 현장학습이라도가는지 버스 출입문 앞에서 한줄로 서서 운전기사를 기다리는 유치원생들을가끔 본다. 질서가 무엇인지 그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그들에게는 하나의 생활화가 된 것을 보며 공범자가 된 나를 부끄러워 해 본다. 어른들의 이기적인 행동이 어린 새싹들에게 어떤 영향이 미칠지를 한번 생각해보아야 할 일이 아니겠는가. 한창 꿈을 키우며 자라나는 어린이들이 기성세대들의 약삭빠른 행동을 보고 무엇을 배울는지도 생각해야 하리라. 어른들은자라나는 어린이들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 언제, 어디서나 모범된 행동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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