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파격세일 유통업계 대난

올한해 유통업계의 가장 큰 이슈는 {가격파괴}. 유통의 혁명이라고까지 불리우며 미국과 일본에 이어 전세계를 휩쓴 가격파괴가 우리나라에 상륙한 한해였다. 강렬하고 공격성마저 띤 {파괴}라는 용어로 소개된 가격파괴는 유통업계에는 대란으로, 그러나 소비자에게는 가벼워진 주머니를 채워주는 반가운것이었다.국내에서는 93년 신세계백화점이 서울 창동에 할인점 E마트를 열면서 가격파괴를 선언했을 때만해도 유통업관계자들은 대부분 별관심을 보이지 않았으나올해 9월초 2호점의 개점과 회원제 창고형 도소매점인 프라이스클럽이 문을열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서울 동북상권에서부터 돌풍을 일으킨 이 신업태의 가격파괴는 향후 유통업계의 대변혁을 예고한 것이었다.

세일보다 더 헐한값에, 또 어떤 할인점보다 더싸게 연중 할인된 값으로 판매한다며 {가격파괴}를 선도한 신업태는 소비자에겐 더없이 신선한 용어였지만유통업계엔 갖가지 문제점을 던져주었다.

우선 제조업체와 유통업체간의 마찰이 불거졌다. 제조업체들이 할인점(신업태)주위 대리점의 압력에 못이겨 할인점에 일부상품의 공급을 중단했던 것이다.

기존의 유통업체들도 제조업체를 상대로 {대형유통업체를 택할것인가 할인점을 택할것인가}하면서 제조사와의 힘겨루기 경쟁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그러나 프라이스클럽의 성공적인 운영은 대형백화점으로 하여금 할인점개설을 이끄는 계기가 됐다.

대구의 양대백화점이 서울과 대구에서 할인점을 내년에 선 보이는것은 물론이고 뉴코아 그랜드등이 개점을 서두르고있고 대기업과 외국유통업체들도 이부분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있다.

그러나 {가격파괴}에도 문제점이 없는것이 아니다. 먼저 가격파괴가 임금파괴를 몰고올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가격을 낮추려면 자연적으로 인건비 절감을 가져와야 하고 이과정에서 해고나 임금동결의 가능성이 커진다는 우려다.

또한 영세제조업체나 유통업체의 도산과 막대한 자본력을 가진 외국유통업체의 시장잠식등이 큰문제로 예고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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