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시론-다시일어서는 대구.경북

**김형기 **내일 모레면 조국해방 50주년과 지자제 원년이 되는 새해가 밝아온다. WTO체제가 막이 오르는 새해는 새로운 국제화 시대가 열리는 해이기도 하다. 아울러 새해에는 민족통일의 전기가 마련될 남북관계의 큰 진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새해 통일전기 마련**

이와같이 1995년은 국제화, 지방화, 통일화 시대로 접어드는 전환의 한해가될 것이다. 대구경북지역은 이러한 역사적 전환점을 맞이할 준비를 제대로하고 있는가? 지난 한해를 돌이켜 보면 이에 대해 긍정적인 답을 하기 어려울것이다.

전체적으로 봐서 대구경북지역의 1994년은 매우 과거 지향적이었던 한해였다.거의 일년 내내 {TK정서}니 {대구 푸대접론}이니 하는 말이 시중에 난무하였다. {대구의 자존심을 짓밟는 YS정부에 본때를 보여주자}는 후보가 몰표를얻고 그것을 {대구 시민의 승리}로 선언한 수성갑 선거에서 그 과거지향적인분위기는 절정에 달하였다.

도대체 누가 무엇때문에 푸대접받고 있는지, 과연 무엇이 대구의 자존심인지,대구시민은 진정으로 승리하였는지에 대해 차분히 따져보는 이성적 분위기보다는 단순 소박한 감정적 분위기가 지배하였다. 현실을 냉철히 판단하여 미래를 위한 새로운 준비를 하기 보다는 잃어버린 과거의 영광을 그리며 현실을비웃는 냉소주의자로 허송 세월하였다.

**이성적 분위기 아쉬워**

이러한 가운데 지난 30년간 정권창출지였음에도 불구하고 대구지역이 다른대도시에 비해 낙후되었다는 사실에 새삼 분통을 터뜨리거나 한탄하는 분위기도 형성되었다. {중앙권력에서 밀려난 마당에 경제마저 낙후되어 있으니 앞으로 대구는 발전 가망이 없다}는 극단적 비관론도 나타났다.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지역사회의 현실을 직시하면서 과거를 겸허하게 반성하고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자는 자성의 움직임도 나타났다. 지역사회의 자생성과 자율성을 높이고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면 정치, 경제, 사회문화 등 각 부문에 지역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개혁해야 한다는 자각이싹트기 시작한 것이다.

과거지향적이고 냉소적인 지역분위기속에서 일고 있는 이러한 미래지향적이고 적극적인 움직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 30년간 군사독재체제아래서패권을 행사했던 {과거의 지역}에서 탈바꿈하여 21세기 선진민주 한국을 선도하는 {미래의 지역}으로 대구경북이 거듭나려면 이러한 새로운 움직임이 확산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역패권주의에 사로잡혀 {빼앗긴 중앙권력}을 다시 찾으려는 수구세력의 움직임, {TK정서를 순화}하기 위해 지역의 수구세력과 손잡은 집권여당의 움직임, {무주공산}대구경북을 노리는 기회주의적 정치꾼들의 움직임, 이 모든 정치적 움직임은 대구경북을 낙후된 {과거의 지역}으로 머물게 할 가능성이 높다.

**미래로의 거듭나기**

국제화-지방화-통일시대에 필요한 역사의식과 전문지식을 겸비하고 나라와지역을 위해 헌신하려는 높은 도덕성을 갖춘 새로운 개혁적 인물의 출현을 갈망하고있는 다수 지역주민들의 여론, 그리고 이러한 기대에 호응하려는 정치세력 형성 움직임은 대구경북을 {미래의 지역}으로 거듭나게 하는데 기여할것이다.

밝아오는 새해는 대구경북이 {미래의 지역}으로 다시 일어서는가, 아니면{과거의 지역}으로 주저앉는가가 결정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 이 분기점에서 어느쪽으로 갈라지는가는 내년6월에 있을 지자제 선거에서 시도민들이 어느 정치세력의 어떤 인물을 뽑느냐에 크게 좌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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