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 로드 차관보 왜 방한했나

윈스턴 로드 미국무부 동아태차관보의 방한은 북한의 공개적인 한국형 경수로 거부를 계기로 제네바 핵합의 이행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는 시점에 이뤄져 특히 관심을 모은다.게다가 미국 일각에서 북한의 완강한 거부 입장을 고려, 실질적으로 한국형을 제공하되 미국제 포장을 입히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의견들이 고개를 들고있는 상황이어서 양국 고위 실무자들이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주목되고 있다.

정부 당국자들은 로드차관보 방한 목적에 대해 "북한의 한국형 원자로 채택거부및 남북대화 불응사태에 대한 대응책등 북.미핵합의 이행을 위한 전반적인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것"으로 설명했다.

이에 따라 로드 차관보 일행은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를 잇따라 만나 제네바합의 이행의 아킬레스건으로 등장하고 있는 '한국형 경수로' 채택문제를 집중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들 일행은 한국정부 관계자들에게 미국업계 일부에서 주문자 생산방식(OEM)등 한국형 경수로 채택을 명백히 하지 않으면서 북한을 설득해 보자는 발상이 제기되고 있는 데 대해 미국 정부의 단호한 한국형 채택방침을 재천명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마디로 40억달러가 드는 막대한 공사인 대북 경수로 지원에서 실질적인 재정부담자인 한국을 소외시키려는 일부 '장사꾼'들의 움직임이나 북한의 이에대한 '이심전심'을 명백히 방지하자는 것이다.

아울러 시기적으로 코앞에 다가온 '코리아에너지개발기구'(KEDO) 설립을 위한 양국 입장을 최종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KEDO와 북한간에 체결될경수로 공급협정 문제도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반도 문제를 주로 담당하고 있는 로드 차관보의 위상으로 보아 이번 방한은 아무래도 제네바 합의 이행의 전제조건으로 등장하고 있는 남북관계 진전문제를 둘러싼 양국간 실무 협의에 무게 중심이 실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한미 양국은 이번 실무협의를 통해 북한이 계속 한국형 경수로 채택을거부하고 남북대화에 응하지 않을 경우 북.미 제네바 합의를 계기로 중지하기로 했던 팀스피리트 합동훈련 재개문제를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이와관련, 양국은 북한이 계속 한국형 경수로 채택과 남북대화를 거부하는등핵합의 이행에 협력하지 않을 경우 금년도 팀스피리트 훈련을 재개할수 밖에없으며 주한미군 군사력 증강도 검토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북간 연락사무소 개설문제와 관련, 한미양국은 남북 대화가 진전되기전에는 연락사무소를 개설하지 않는다는 양국의 입장을 다시 확인할 것으로전해졌다.

양국은 또 이번 실무협의에서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대체여부도 같은 맥락에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다시말해 북한이 현재와 같이 남북대화에 냉담한 자세를 계속 유지할 경우북한과의 관계개선을 전제로 이행키로 했던 사항들이 전면 재검토될 수있으리라는 점을 천명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양국 실무 대표들은 나아가 북한이 남북대화에 보다 적극적으로 응할 수있는방안도 숙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북한의 완강한 한국형 경수로 거부입장이 제네바합의를 깰 정도인지,아니면 얻을 수있는 실익은 다 챙겨보겠다는 협상 전술에서 비롯된 것인지를 세밀히 분석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한미 양국의 실무협의에서는 촉박한 일정에 다가선 제네바 합의의 원만하고 실질적인 이행을 위해 가능한 모든 카드가 제시되고 점검될 것으로해석된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