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서(오자서)는 초나라 사람 오사(오사)의 둘째 아들이었다. 초의 평왕이간신으 참소를 믿고 태자 건(건)을 내치면서 태자의 사부였던 오사도 죽이려하자 자서는 부형(부형)의 죽음을 뒤로 한채 복수의 염원을 품고 망명길에오른다. 천신만고, 우여곡절 끝에 자서는 드디어 오나라의 장수가 되어 초나라를 치게 되었다. 이미 초 평왕은 죽고 소왕이 그 뒤를 이은 때였다. 자서는 초나라의 수도를 공략하여 소왕을 찾았으나 이미 그는 도망친 후였으므로평왕의 무덤을 파헤치고 시체를 꺼내 그 위에 매질을 가한다. 마친 은신 중이었던 자서의 죽마지우 신포서(신포서)가 그 소식을 듣고 사람을 보내 이렇게 전했다. "사람이 그 무리의 힘으로 한때는 하늘을 이길 수 있지만, 하늘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사람을 깨뜨릴 수 있는 법이다. (인중자승천 천정역능파인)" 한때나마 신하되었던 자로서 임금의 시신에까지 욕을 보이는처사는 곧 천도에 어긋한 지나친 복수의 방침이 아니겠는가하는 뜻이었다.그 말을 들은 자서는 이렇게 말했다. "해는 저물고 갈 길은 멀다. 내가 앞뒤를 분간하지 못하고 갈팡질팡 가는 것도 그 까닭에서이다.(일모도원 오고도행이역시지)" 나이는 먹고 상황은 절박하여 과격한 행동을 낳고 말았다는 변명이었다. 사기 열전에 나오는 '일모도원'의 유래다.'일모도원'이라는 말이 요즈음 자주 들린다. 주로 작금의 정부주도 개혁작업을 두고 기왕의 기득권층에서 부정적인 뉘앙스로 빗대어 하는 말이다. 계획성이 없이 천방지축으로 진행된다는 뜻이다. 그러나 시각을 바꾸어 생각해보면 우리의 현실이 '해는 지고 갈 길은 먼'것도 사실이다. 이것저것 가리다보면 어느 것 하나 제대로 개선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인 것이다. 자신의 이해관계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진정한 공동체 의식에 대한 진지한 이해가 절실히 요구되는 때인 것 같다. 양선규씨〈소설가·대구교대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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