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스포츠 뒷얘기-루마니아 체조의 몰락

발칸반도 동북부에 위치한 루마니아는 구소련의 영향권속에 있는 사회주의국가였다.1989년 12월 차우세스쿠 대통령이 죽음으로써 공산당에 의한 일당독재체제는종식되고 민주화를 이룩하게 됐다.

그러나 민주화가 곧 풍요와 행복은 아니었다.

급료는 3배 올랐으나 물가가 10배로 오르는 극심한 인플레가 루마니아 국민을 괴롭혔던 것이다.

실업률은 점차 높아져서 인구2천2백80만명의 10%에 가까운 2백만명이 직장도할일도 없는 실업자로 거리를 배회하게 됐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92년에는 심한 가뭄이 들어서 농사를 망쳤고 93년에는홍수때문에 역시 농작물을 모두 강물에 떠내려 보내는 비운을 맞아야했다.국내경제는 거의 파탄지경에 빠졌는데 불치의 병이라는 에이즈마저 창궐하기시작했다.

10대의 어린 청소년들에게까지 퍼진 에이즈때문에 루마니아국민들은 기회만있으면 외국으로 빠져나가려고 했다.

그같은 혼란과 역경속에서 루마니아의 국가대표 여자체조선수출신 7명이 태국으로 날아들었다.

터키사람인 칼브루트 라지프가 단장으로 있는 곡예단의 단원으로 왔던 것이다.

체조로 단련된 몸매와 유연성을 바탕으로 이들은 춤을 추었다.여신의 차림을 하고 7명이 동시에 나와서 춤을 추는 모습은 현란하고 아름다웠다.

이들 7명의 체조선수에 의해 곡예단의 인기는 높아졌다.

그러나 의외의 사건이 발생했다.

7명의 여자체조선수들이 돌연 방콕경찰에 달려와서 보호를 요청했던 것이다.경찰조사결과 라지프라는 단장이 이들에게 매춘을 강요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눈치를 챈 라지프단장은 마카오로 도망쳤고 7명의 여자체조선수들은 루마니아로 돌아가게 됐다.

나디아 코마네치에 의해 이룩된 루마니아 여자체조의 전통이 자칫하면 흙탕물에 빠질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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