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와 학교로 식구들을 보내고 아침청소를 하려는데 갑자기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오고 오한이 엄습해왔다. 지난 겨울 거의 한달을 감기의 포로가 돼고생한 적이 있는 터라 덜컥 겁부터 났다.햇김치를 담그고 남은 생강을 얇게 저며 매큼하게 생강차를 끓여마셨다. 창밖의 화창한 봄햇살을 커튼으로 가리고 보일러 온도를 높여 방바닥을 뜨끈하게 지핀후 드러누워 있으니 열이 점점 심해졌다.
약국에 갈 기운조차 없어 기진맥진해 있을 즈음 국민학교 3학년짜리 딸애가학교에서 돌아왔다. 끙끙거리는 내 얼굴을 보고 아이는 눈물을 글썽거렸다."엄마 제가 약지어 올께요" 약국이 집에서 꽤나 떨어져 있지만 뛰어갔다 왔는지 금방 다녀와서는 "뭐든지 많이 드시래요. 엄마" 약을 건네주며 세심히일러주었다.
약기운에 깜빡 잠이 들었던가 보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퍼뜩 깨어보니 열도두통도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없었다. 딸애가 올려놓았는지 이마엔 물수건이얹혀져 있었다.
부엌에서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났다. 딸애가 고사리손으로 내가 하다만 설거지를 하는 모양이었다. 아이는 엄마가 다 나았다며 기뻐했다. 봄햇살같은 따스함이 전신에 퍼져가는듯 했다.
부모의 자식사랑이 본능이라한다면 자식이 부모를 섬기는 마음 또한 다를바없으리라. 예부터 효는 백행지원이며, 모든 인간관계의 근본이라 했다. 시대가 변하면 효의 개념도 달라진다지만 고유의 정서를 잃지 않게 도와 주는것또한 부모의 사명이 아닐까 싶다. 대학교수가 유산상속을 노려 아버지를 살해한 사건에 가슴을 떨면서 부모자식간 내리사랑 치사랑의 소중함을 새삼 생각해왔다.
황연자(대구시 수성구 황금동 873의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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