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춘추-생태적 어린이〉

질경이의 서식처는 사람들에게 밟히기 쉬운 장소, 손수레, 달구지 등이 밟고지나가는 곳이다. 그곳은 밟아 단단해진 땅으로 항상 건조하기 쉬울 뿐만 아니라 반대로 항상 습하기도 쉽다. 뿌리가 숨쉬기조차 어려울만큼 단단하게다져진 땅이다. 왜 질경이는 그렇게 열악한 환경조건에서 살고 있는가. 흙좋고 수분과 온도 그리고 햇빛이 적당한 곳, 모든 식물이 살고 싶어하는 좋은환경을 싫어하는 것일까. 질경이의 본심은 여느 생물과 마찬가지로 은혜로운환경조건을 최고로 좋아한다. 그런 곳에서는 마치 검푸른 시금치와도 같이신나게 자란다. 그러나 숲속과 같은 은혜로운 환경조건에서는 질경이가 관찰되지 않는다.생리적으로 최적의 환경조건은 이 지구상의 모든 생물체에게 결코 제공되지않는다. 여러 생물들과 어우러져 사는 공동체사회, 자연생태계는 생태적 공존과 경쟁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환경조건이 양호한 곳일수록 많은 생물들이살고 싶어하기에 경쟁은 그만큼 치열하다. 열악한 곳은 그 환경에 적응할 수있는 몇몇 종들만 살아남음으로써 경쟁이 그리 심하지 않으며, 오히려 그 환경조건을 이겨낼 수 있는 매커니즘의 소유자만이 살아 남는다. 질경이는 아주 질긴 섬유질을 온몸에 지니고 있는 억센 잡초이기에 밟혀도 살아갈 수 있다. 온전한 질경이는 밟힘으로써 그 모양새가 더 난다. 결국 질경이는 경쟁력이 약하고 적응력이 특출한 잡초이다.

살기 좋고 쾌적한 온대 지방의 사람사회에도 보다 엄격한 경쟁이 존재하는것은 바로 생태적 최적 범위라는 식물사회의 보편적 진리이다. 요즘 우리 어린이들이 과잉보호라는 생리적 최적범위에서만 길러지는 것이 아닌가. 어린이들을 위한 생태적인 삶의 훈련이란 경쟁에 밀려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길을 모색하는 양자택일적인 삶을 일깨워 주는 것이며, 건전한경쟁과 공존을 도모할 수 있는 공동체 길을 가르쳐 주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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