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지사 세후보 판세 분석

경북도지사 선거는 민자당의 승리로 끝났다. 하지만 민자당의 기대치에는훨씬 못미치는 결과가 나왔다. 민자당은 당초 적어도 70만표이상의 득표를기대하며 개표 직전만해도 세후보간 5:3:2의 득표분할 구도를 점쳤다. 민자당의 이의근후보가 유효표의 절반은 차지할 것으로, 그리고 무소속의 이판석후보는 3분의 1 수준, 나머지는 자민련의 박준홍후보가 각각 차지할 것으로내다봤다. 말하자면 압승까지도 기대했었다.그러나 결과는 민자당이후보가 무소속 이후보를 시종 4%포인트 내외에서리드하는 불안한 선두였다. 민자당과 이의근후보 진영은 개표상황을 지켜보며 새벽까지 가슴을 졸였다.

이같은 상황은 자민련박후보의 대약진때문이다. 박후보는 일반의 예상이상으로 몰아친 자민련 바람을 타고 고박정희대통령 향수 층의 지지를 안고기대이상으로 선전했다.박후보는 자신의 '텃밭'인 구미를 비롯 김천 고령칠곡 등 네곳에서 두 이후보를 제치는 기염을 토했다.

무소속 이후보는 경북의 예상외의 반민자 분위기를 업고 영주 안동 영양등 북부권에서 다른 후보를 압도하고 민자당 이후보와 영천 경산 등에서 접전을 벌였다.

민자당이 막강한 조직을 자랑하면서 이처럼 '고전'한 것은 다른 두 후보의선전요인 말고도 이후보의 지각 출발에 따른 인지도 저조, 기초자치단체장과광역의원 후보 공천후유증에 따른 조직 이탈, 통합선거법으로 인한 자금 부족 등이 악재로 작용했다는 자체분석이다.

이런 결과만 놓고 볼 때 만일 자민련의 박후보가 뒤늦게 뛰어들지않고 두이후보간의 맞대결로 갔을 경우 그 상황은 지금과 달라졌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있다. 물론 이판석후보와 박후보의 득표수가 그대로 합쳐질 것이란 예측은 맞지않다. 박후보의 등장이새로운 반민자 표를 창출했을 가능성도 적지않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의근당선자는 이같은표밭의 분할구도에 대해 어떤 식의 수습책이라도 강구해야할 짐을 떠안았다 할 수 있다. 자칫 선거이후 소규모 지역감정이라도 발생한다거나 반대자들의 승복이 따르지않는 상황은 지자제호를 이끌고 갈 그에게 가장 큰 암초라는 점에서다.

〈김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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