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몰 11일만에 살아서 구출됐다'는 일요일 아침 삼풍백화점붕괴사고 현장으로부터의 소식은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다. 휴일 아침 여유있는 잠자리에서일어나면서 이 소식을 들은 사람들은 그것이 꿈이 아니고 사실이라는 것을확인했다. 사람의 목숨이 결코 쉽게 무너지지않는 끈질긴것이라는 것도 함께확인했다. 20세의 신세대청년 최명석군의 인간승리는 우리 모두에게 엄청난감동을 안겨주었다.최군이 구출된 것은 어제 아침 8시20분경이었다. 구조대원들이 최군의 생존을 확인한 것은 이보다 2시간전이었다. 11일동안 매몰돼있었는데 이날 최군은 구조대원들의 인기척을 듣고 살려달라는 소리를 낼 수 있을만큼 기력을갖고 있었다. 매몰장소는 음습하고 유독가스까지 스며든 그야말로 지옥같은곳이었는데도 최군은 그같은 역경을 이겨내고 믿을수 없는 건강한 모습으로살아서 돌아왔다.
지난 2일 매몰70여시간만에 구출됐다가 2시간여만에 끝내 숨지고만 이은영양에 대한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겪은이후 삼풍사고 현장에서의 생존자구조는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믿는 사람들이 다수였다. 물론 실낱같은 희망이라도잡고싶은 실종자가족들을 비롯한 일부에선 아직도 생존자들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버리지않고 있었지만 생존불가능쪽이 다수의 생각이었던 것이사실이었다.
최군의 생환은 이제 이같은 다수의 생각마저 돌려 놓았다. 그동안 구조본부는 "더이상의 생존자는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사고현장을 생존자구조체제서 현장복구체제로 바꾸는 문제를 여러차례 논의했었다. 의학계의 소견도 사고현장의 여건으로 보아생존자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쪽으로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실종자가족들의 거센 항의로 생존자구조활동이 계속되다가 최군을 찾아낸 것이다.
이제 삼풍사고의 구조방향은 최군의 구조로 확실하게 잡혔다고 본다. 생존자구조에 전력을 쏟아야할 것이다. 인간의 생명이 삼풍사고현장에서 버틸 수있는 한계가 일주일정도라고 하지만 이 한계를 훨씬 뛰어넘어서 최군은 살아왔다. 제2·제3의 최군이 없으리라는 법이 없는 이상 한사람의 목숨이라도더 구하는 쪽으로 구조는 계속돼야 한다. 최군과 비슷한 건강에, 비슷한 장소에 매몰돼 구조를 기다리는 생존자가 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최군의 구조를 계기로 우리 구조기술과 장비등에 대해 또다시 아쉬운 느낌을 갖게된다. 일찍 재난에 대비해 구조기술을 익히고 첨단장비들을 마련했더라면 이번 삼풍사고와 같은 재난에서도 더 많은 목숨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다. 후진적인 구조방법으로 구조시기를 늦추어 목숨잃은 희생자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우리 모두에게 벅찬 기쁨과 감동을 안겨준 최군의 생환뒤에 구조체계의 허술함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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