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해외 통신원코너-독 여당2인자 성추문 파문 기민당 하인츠 에게르트공직사퇴 선언

독일의 집권 기민당 부총재이자 동독지역 작센주를 집권하고 있는 기민당의 제2인자가 동료 남녀정치인들을 성적으로 희롱했다는 비난을 받아 말썽이되자 그의 의원직을 제외한 모든 공직을 포기하기로 해 큰 파문을 일으키고있다.독일의 언론매체가 일제히 일면 머리기사로 다룬 이 사건의 주인공은 금년49세의 하인쯔 에게르트로 기민당의 차세대 희망으로 특히 동독인들에게는기대되는 인물. 동독시절 목사이자 반정부운동가였던 그가 얼마나 동독정부에 위험한 인물이었는가는 최근 밝혀진 슈타지문서에서 그를 감시한 슈타지요원들이 무려 50여명이나 되었다는 사실에서도 입증되고 있다.통일직전 소위 동독민주화운동을 이끌었던 '노이에스 포럼'의 일원으로서그는 1990년 기민당에 입당, 1991년 주선거때부터 주내무장관으로 근무해왔다. 기민당에 입당한 지불과 2년뒤인 1992년 그가 기민당 전당대회에서 부총재경선에 참가하겠다고 선언했을때 모두 놀랐지만 그는 당당히 4명의 부총재중에서도 최고 득표로 당선되었다. 그의 격의없는 말투나 넥타이를 항상느슨하게 잡아매는 등 자유로운 행동은 그를 인기정치인으로 만들기도 했지만 또한 보수적인 기민당 정치인으로부터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전도가 창창한 그의 정치적 장래에 암운이 깃들기 시작한 것은 지난주부터였다. 그가 비섹슈엘(Bisexualitaet, 이성 뿐 아니라 동성과도 성관계를 갖는) 주의자로서 주변 남녀정치인, 공무원들을 성적으로 희롱하고 있다는 소문이 독일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했다. 처음 독일언론은 그가 지나치게 주경찰내의 구동독슈타지협력자들 사냥에 집착하고 있다며 성격적 결함에 초점을두는 보도를 했다. 물론지난 93년 그가 두명의 구동독의사를 고발했을때도그의 성격이 문제가 됐었다. 그는 의사들이 10년전에 슈타지의 지시하에 우울증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그에게 감염시켰다는 것이다. 의사들이 슈타지협력자들임은 사실로 밝혀졌지만우울증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 지나치게 성급한 성격이 언론의 비판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는 또 작센주정부산하 극우주의자추적특별위원회 '소코 렉스'설치도 주도해 칭찬을 받았지만개정된 주경찰법이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평가를 받아 또 성격상 결함이 지적되기도 했다.

11일 에게르트는 공직사퇴를 선언하면서 추문의 사실여부 확인은 의미가없다고 밝혔다. 법정으로 이 문제를 끌고 가지 않겠으며 두 딸과 두 아들,그리고 부인과 함께 터키로 여행을 떠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추문을 조사했던 연방노동법원의 조사위원회는 에게르트에 의해 가해진 성희롱건수가약 41건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독일언론들의 관심은 성추문보다도 그의 사퇴로 이제 독일의 중앙정치무대에서 동독지역의 기민당을 대변할 인물을 찾아 볼수 없게 됐다는데 모여지고있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 기민당 실력자들은 이 사건을 뒷짐지고 구경만 하고 있었던 것이다.

〈보훔·조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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