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피서 알뜰하고 조용하게

장마철이 끝나고 수은주가 30도를 넘어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피서행렬이줄을 잇고 있다. 도시를탈출하는 자동차들로 고속도로와 국도가 몸살을 앓고 공항에는 해외로 나가는 피서객들로 법석을 떤다고 한다. 해수욕장과 계곡등엔 피서인파로 만원을 이루고 차량이 들어설 곳이 없어 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해 차량통행이 막힌다.수은주가 섭씨36도를 넘은 30일 대구시내는 거의 차량의 내왕이 한산한가운데 인근 팔공산과 앞산등지에는 피서인파로 대만원을 이뤘다. 일부동해안으로 빠져나간 피서인파는 늦게 출발하는 바람에 차량정체로 피서지에는 가보지도 못하고 되돌아온 가족들도 상당히 많았다고 한다. 남해안의 유조선좌초로 인한 기름오염으로피서객들이 행선지를 동해안과 강원도로 바꾸는 바람에 교통체증이 더욱 심하다고 한다.

1년에 한번씩 가족친지들과 함께 무더위를 피해 바다와 산으로 나가는 것은 생활의 활력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그러나 휴가를 조용하고 아늑하게보냄으로써 지금까지 쌓였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새로운 생활의 활력소를불어넣을 수 있는 것이다. 하필이면 무더위속에 유명피서지를 찾아나서 교통체증속에 짜증만 더한다면 되레 정신건강만 해치는 것이다. '집 나서면 고생'이라는 평범한 말을 모두가 되새겨 볼만하다.

요즈음은 여름철휴가도 해외에서 보내야 체면이 서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있는 모양이다. 지난 29일의 경우 김포공항에는 국내선 3만여명 국제선 2만여명등 5만여명이 공항을 빠져나가 지난해 최고때보다 10%가량이 늘어났다고한다. 각 항공사측은 이날 국내선 35편과 국제선 21편등 56편을 증편운항하는 한편 다음달 15일까지를 특별수송기간으로 정하고 임시편 6백90편을 추가로 투입키로 했다고 한다. 이처럼 국내·국제선비행기를 이용해 휴가를 가는사람에게는 과소비를 자제하자는 캠페인은 남의 나라얘기쯤으로 들릴지도 모른다. 휴가철 해외여행을 갔다왔다는 과시욕으로 으스대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우리의 주체성은 더욱 망가질 뿐이다.

휴가야말로 조용하고 한적한 곳에서 마음의 휴식과 함께 계획을 재정리하는 시간이다. 따라서 조용한 시기에 대중교통을 이용해 조용한 곳에서 심신의 피로를 푸는 것이 올바른 휴가다. 복잡한 도로를 헤치고 인파로 범벅이된산과 바다에서 소란스럽게 고생만하는 것은 정신과 육체의 피로만 가져오는중노동이다. 피서지에서 여러가지 꼴불견은 더 더욱 산천을 오염시키고 후세교육에도 역효과만 내는 것이다. 이제 우리도 휴가문화를 정착시킬때가 됐다. 한적한 시골을 찾아 조상의 얼이 서려있는 곳에서 과거 조상의 훌륭한족적을 되새기며 자라날새세대에게 교육을 시키는 휴가야말로 참다운 휴가가 될 것이다. 소란하고 복잡한 유명피서지에서의 휴가는 자제하면서 조용한명상의 시간을 갖는것도 휴가의 보람이 있을 것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