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벌의 한복판을 길게 가르며 도도히 흐르고 있는 낙동강은 구비마다 민족의 애환이 서린 역사의 강이다. 험산준령 골짜기에서부터 흘러내려오는 맑은 물줄기가 경북 안동땅에 와서는 안동댐과 임하댐에서 잠시 숨을 돌린 후다시 일천만 영남인의 젖줄이 되어 쉼없이 흘러간다. 이 고장의 지도를 바꿔놓을 만큼의 이 거대한 두개의 저수호는 물경 18억t이 넘는 물을 가둘 수가있어 아무리 비가 많이 와도 홍수를 조절하여 수해를 막아 주고 웬만한 가뭄에도 창창한 강물을 이루어 흐르게 하고 있다.그러나 이 댐에 얽힌 안동사람들의 한 맺힌 사연은 참으로 애처롭고도 민망스럽다. 조상대대로 지켜온 전통가옥이며 세간살이와 숱한 문화유산을 뜯어 옮겨야 했고 문전옥답에 정든 고향마을을 송두리째물속에 묻어 버리고 어디론지 뿔뿔이 떠나고 말았다. 전쟁이 아니더라도 실향민의 통한을 삼켜야했고 그후 많은 사람들은 생계가 어려워 고생하고 있는 이도 적지 않다고 한다. 그러면서도안동사람들은 이 낙동강물에 대한 깊은 애정을 쏟고 있다.안동시는 매일 강물을 떠서 검사하고 있지만 비록 최악의 경우에도 BOD(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 0.9┸을 넘지 않는 1급수를 하류에 보내고 있다.무더운 7월의 어느날 대구의 주요기관장과 2백여 경제인이 갖는 조찬회동에서 어느 경제단체의 장은 '우리 대구사람들은 안동에 대한 고마움과 은혜를 잊어서는 안된다'고 말해 갈채를 받았다. 그렇지만 이제는 우리대구가 저부산과 경남도민으로부터 감사의 축복을 받아야 할 차례가 되어야 한다.낙동강 칠백리에 화기로운 덕담이 선문답처럼 만개할 그날은 과연 언제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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