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한 경수로공급협정 체결을 위한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와 북한간의 제1차 고위급회담이 이틀간의 회의끝에 폐막됐다.이번 회담은 오는 2003년 완공을 목표로하고 있는 기나긴 경수로사업의 이행을 위한 아주 작은 시작이었지만 쌍방이 제네바 북-미기본합의(94년10월21일)와 콸라룸푸르 북-미경수로협상타결(95년6월13일)에 따라 첫 모임을 갖고어디서부터 사업을 시작해서 어떻게 마무리지을 것인지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기본입장을 확인한 자리였다는 점에서 대좌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회담은 처음부터 어떤 합의도출을 목표로 한것이 아니라 쌍방의 상견례를 겸한 일종의 탐색전이었다.
수석대표들이 새로바뀌었고 회담도 사업진행을위한 실무적인(business-like)성격을 띠고 있었기 때문이다.
KEDO측의 수석대표인 스티븐 보스워스사무총장과 북한 대표단장인 허종순회대사도 회담분위기가 상대를 비난하거나 트집잡는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성사를 시키기위한 쌍방의 진지한 노력이 돋보인, 종전과는 다른 것이었다는데 이견을 달지 않았다.
이번 회의에 참석한 KEDO의 한 관계자는 현재 경제력의 한계에 와 있고 어려움에 직면한 북한으로서는 경수로 공급과 관련해서 많은 요구를 하고있는것이 무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북한대표들은 회담장에서 과거처럼 정치적 얘기를 많이 꺼내지 않았으며 사석에서는 노골적으로 "경제가어렵고 전력공급을 빨리받아야겠으니 사업을 서두르자"고 까지 재촉했다는후문이다.
양측이 회담 형식을 고위급회담과 실무 전문가회담으로 이원화한 것도 회담결렬위험을 줄이고 어떻게 해서든 회담을 성공시켜보자는 의지를 반영한것으로 보여진다.
이번 회담이 갖는 또 하나의 주요한 의미는 회담 자체가 핵문제와 관련된경수로공급 문제를 싸고 이뤄진 남북한 최초의 직접회담이라는 데 있다. 지금까지 한국은 북한 핵문제가 당면한 최대 현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과의 직접협상에 나서지 못했다.
이번 회의에 참가한 최영진 KEDO사무차장은 "지난 2년간에 걸친 북-미주도의 핵회담을 지켜볼 때 이에 참석하지못했던 한국으로서는 때로는 안타깝고때로는 답답한 심경이었음을 솔직히 털어놓는다"고 말하고 비록 KEDO라는 모자를 쓰고 한국이 한.미.일 합동으로 북한과의 회담에 참여하지만 핵문제를놓고 북한과 대좌하는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그 의미를 부여했다.그는 지금까지의 북핵회담과 관련해서는 매 단계마다 한미간의 사전 조율로 이렇다할 문제는 없었으나 한국이 배제됨으로해서 "한국에 가장 중요한문제를 미국측에 맡겼다"는 비판이 있었다고 지적하고 "이제는 우리가 직접북한의 입장을 듣고우리의 입장을 피력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물론 북한이 협상도중 상황변화에 따라 한국형경수로 제공에 언제 어떤형식으로든 난관을 조성할 가능성을 결코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북한이이미 중단상태에 들어간그들의 핵장치를 재가동하게되면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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