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진영상 15년 작업 중간 결산-차용부 사진집 발간

사진작가 차용부씨(돈보스꼬 예술학교 사진영상과 교수)가 사진집 '미로'를 냈다. 78, 80년에 이은 세번째 사진집으로 15년 작업을 중간 결산하는 의미를 띠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10여개국의 풍경을 담으면서 그 이면에숨겨져 있는 인간심리를 드러내 보인 흑백사진 1백3점을 실었다.그의 사진집은 제작과정과 형태의 두가지 면에서 다소 도드라진 면을 가진다.첫째는 흑백사진 특유의 미묘한 색감을 살리기 위해 색분해 등 인쇄에 남다른 주의를 기울였다는 점이다. 색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는 판단 아래 최초 인쇄분 2천부를 폐기처분한 것이 단적인 예이다.

둘째로는 사진만 외따로 싣지 않고 촬영 상황과 의도, 결과에 대한 작가의생각을 곁들였다는 것을들 수 있다. 사진실습 강좌인 셈인데 인생과 20년넘게 걸어온 사진의 길을 피력한 수필 형식의 글도 실려있어 무게를 더한다.재미있는 것은 실패했다고 판단되는 사진을 싣고 그 원인을 분석해둔 부분이다.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지대에서 비행운이 하늘을 가로지르며 나타난 장면을 찍은 것에 대해 작가는 필름 현상에 실패해 거친 사진이 되고 말았다는평가를 내리고 있다. 사진을 배우려는 사람들에게 잘된 사진뿐 아니라 잘못된 사진도 보게해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말았으면 하는 작가의 배려를 보여주는 면이다.

책끝에 작가가 터득한'존(ZONE)시스템'이란 흑백사진 촬영기법의 하나를상세히 설명해 붙인 것도 같은 맥락에서이다.

78년 첫 개인전을 가진 이래 열차례 개인전을 열었으며 대한민국사진대전대구시사진대전 등의 초대작가이다. 〈이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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