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집권후반 누수경계 "함구령"

민자당의 차기 대권구도를 둘러싼 논쟁에 대한 김영삼대통령의 경고성 발언은 최근 민자당 중진들에 의한 잇단 후계구도 관련 발언에 대한 김대통령의 불편한 심기를 나타내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김대통령은 최근 이한동국회부의장과 최형우전내무부장관, 김윤환민자당대표위원 등 민자당 중진실세들이 차기를 염두에 둔 듯한 잇단 대권발언을 한데 대해 매우 불쾌해 했다는 것이 청와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청와대 관계자들은 김대통령이이 문제에 대해 자신의 심중을 공식적으로드러낸 것은 처음임을 들어 이번 발언을 당분간 차기대권구도와 관련한 일체의 발언을 자제하라는 강력한 '함구령'으로 받아들인다.

여기에는 때이른 차기대권 논쟁이 자칫 국정운영에 파행을 가져올 위험성은 물론이고, 총선을 눈앞에 둔 민자당의 선거전략과 2년5개월 뒤에 있을 대권경쟁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김대통령의 상황인식이 깔려있음은물론이다.

김대통령은 "그런 논의는 대통령으로서의 직무수행과 국가경영에도 문제를일으킬 수 있다"고 집권후반기의 권력누수현상을 경계했다.그는 또 "지금 시점에서 그런 문제를 발언하는 사람은 앞으로 후계구도가부상될 때 결코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도 말했다.

총선승리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여권이 중진들의 입지도모를 위한 성급한 물밑경쟁으로 적전분열을 보여서는 결국 여권전체에 불이익을 자초하게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승수비서실장은 이와 관련 "중거리 경주와같은 총선을 단거리 경주처럼보도하고, 마라톤과 같은 대선을 1백m 경주처럼 보도하는 경향이 있다"고 언론보도의 조급함을 지적하고 "너무 단기적인 상황에만 얽매이다 보면 국정의흐름을 왜곡하는 보도가 나올 우려가 있다"며 대선문제를 장기적 관점에서다루어줄 것을 요청했다.〈여칠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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