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물벼 수매 실시 배경-추곡수매 감축 충격 줄이기

농림수산부가 미곡종합처리장을 통해 올해 첫 실시하는 산물(산물)벼수매제도는 WTO(세계무역기구)협정 농산물 이행계획서에 따라 추곡수매 보조금을해마다 감축하고 쌀 수입을 의무화해야 하는데 대한 대응책이다.WTO체제 출범으로 우리나라는 올해부터 2004년까지 추곡수매 보조금을 매년 7백50억원씩 줄여야 하고 수매물량도 해마다 35만섬(1백75만가마)을 감축해야만 한다.수매보조금과 수매량의 연도별 감축계획량은 올해 2조3백44억원 9백64만섬에서 내년에는 1조9천5백94억원 9백29만섬, 2000년 1조6천5백96억원 7백86만섬, 2004년에는 1조3천5백98억원 6백43만섬으로 크게 줄어든다.또 올부터 10년간 국내 쌀 소비량의 1~4%에 해당하는 쌀을 수입해야만 하는데 올해는 35만섬, 2004년에는 올 추곡수매량의 15%인 1백42만섬을 수입해야 한다.

수매보조금 감축과 쌀수입 의무화로 현 추곡수매제도를 현행대로 유지할수없기 때문에 정부가 이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기위해 농민과 쌀가공업자간현시가 직통수매방식인 물벼수매를 서둘러 시도하게된것.

물벼수매는 지난21일부터 내달20일까지 전국 1백47개소 미곡종합처리장을통해 수매되는데 물량은 1개 미곡처리장에 1천t씩으로 5백t은 미곡처리장 자체매입이고 5백t은 농협차액지급수매다.

물벼수매는 벼 탈곡과 동시에 수매되기 때문에 농민들이 벼건조·포장을않아도돼 가마당 5천~6천원의 생산비를 절감할수 있다.

그러나 민간인이 쌀을 매입하기때문에 가격이 현 수매가보다 40㎏가마당 6천원이나 낮아 대부분 농민들이 물벼수매를 기피하는데, 이때문에 농민 일각에선 쌀가공업체를 쌀찌우기위한 수매방식이란 비판의 소리가 높다.또 수매가격을 가공업자와 농민간 협의로 결정토록해 칠곡군의 미곡처리장은 가마당 4만1천원을, 일부 시군은 3만7천~3만8천원을 제시한것으로 나타나시·도, 시·군간 가격편차가 발생하는 문제점을 노출, 수매에 대한 불신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의성군 안계면에서 30마지기 벼농사를 짓는 김모씨(52)는 "정부가 내년 총선을 의식, 올 추곡수매량을 늘려줄지도 모르는데 굳이 가격이 낮은 물벼수매에 응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칠곡군 약목면 박모씨(45)는 "홍보가 안돼 물벼수매가 뭔지도 잘 모르지만농민에게 유리한것은 없는것 같아 수매에 응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칠곡군 청구미곡처리장을 비롯, 포항·의성등 경북도내 대부분 미곡처리장에는 물벼수매에 응하려는 농민들의 문의조차 없는 상태다.농림수산부는 정부수매 감축분을 미곡처리장등 민간인 매입방식으로 전환해 농가소득감소를 보완키로 하고 현재 전국 1백47개소인 미곡종합처리장을2004년까지 4백개소로 늘리고 처리시설도 1천t에서 2천t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칠곡·이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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