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따로도는 대구와 경북

지난 7월부터본격적인 지방자치시대로 돌입하면서 예상했던 우려가운데하나가 자치단체간의 불화였다. 자치단체의 자치력이 강화되면 내것만 챙기는 지역 이기주의는 덩달아 강화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에대한 대비책이 있어야한다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됐었다. 그러나 본격자치시대 5개월째로 접어든 지금 자치단체간의 공조를 외면한 불화가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어 큰 걱정이다.특히 경계선을 사이에 두고 이웃한 자치단체간에 서로 돕고 힘을 모아야모두가 잘 살수 있는 문제를 놓고도 '내몫을 우선 챙기겠다'는 생각을 앞세워 서로 돕기를 외면하는 경우가 자주 일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현상은 사실상 한 식구나 다름없는 대구와 경북에서도 잦아 두 지역간에 갈등이깊어짐은 물론이고 모두가 손해를 볼수 있는 상황으로 문제를 끌고가 어렵게만들기도 한다.

지난 5월부터 제기된 대구·경북지역에 여름철 유니버시아드대회를 유치하는 문제가 바로 이같은 대구와 경북의 공조결여로 지금까지 실질적인 진전이전혀 되지않고 있다. 당초 U대회문제가 제기될때만 해도 대구·경북이 모두엄청난 발전을 가져올 수 있는 계기를 만들수 있는 호재라는 지역민들의 폭넓은 공감을 얻어 적극유치하기로 두 자치단체가 뜻을 같이했으나 지금까지주도권 다툼만 하고 있는 한심한 상황이다.

U대회는 규모가 만만치않은 국제행사로 대구시나 경북도가 홀로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것으로 두 자치단체가 적극 힘을 모아야 치를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두 단체는 힘을 모으는데 총력을 쏟아야하는데 각자 힘자랑을 위한 주도권다툼에 신경을 쏟고 있으니 과연 U대회유치가 실현성있는 얘기인지 의구심이 제기된다. 이같은 사정으로 유치제기가 있은지 5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공식적인 유치발표를 못하고 있다.

대구와 경북의 이같은 따로 돌기식 행태는 최근 가창에서 발생한 산불진화에서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강풍에 산불이 급속히 번지는데도 대구시는 경북소방항공대의 헬기지원을 요청하지 않고 경남양산에 있는 산림청항공대에지원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경북도는 산불이 난 것은 알았지만 지원요청이없어 출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결국 산불이 크게 번지자 경북헬기는 뒤늦게 출동했던 것이다.

이같은 지금의 대구와 경북의 이기심은 그 정도가 심해 '이기욕'으로 악화된 느낌이다. 6·27지방선거에 앞서 있었던 행정구역개편때 대구와 경북을다시 통합하자는 얘기도 있었는데 지금 상황을 보면 차라리 통합했던 것이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짙게 깔린다. 대구와 경북은 앞서 지적한 것처럼 한식구라는 생각을 외면하면 두 지역이 모두 피해를 입는다. 한 가족이라는 생각을 앞세워 현안들을 풀어야 한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