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국학진흥원설립 기대

경북도와 안동대가 그동안 공동으로 추진해온 한국국학진흥원이 문화체육부의 설립인가를 받은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안동은 고래로 명현대유의산실이자 영남학맥의 본거지란 측면에서 이지역에 산재한 수많은 전적과 사료, 문화재등 전통 문화유산을 진작 발굴하고 연구 정리하는 작업이 종합적으로 추진됐어야했던 것이 때늦으나마 이제 일련의 작업에 착수케되어 다행이라 하겠다. 안동은 퇴계학등 학문이 전국 어느곳보다 두드러진 전통 문화의 심장부이자 조선유교 문화의 본향이며 45개소에 이르는 서원과 하회마을,차전놀이등 유형무형의 문화재가 즐비한 우리 정신 문화의 보고라 할 수 있는 곳이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전통문화 교육 실시와 관련 교육과정개발 △국학자료 조사정리, 전통 문화 보급 △국학 자료관 설치및 연구 결과에 대한 국제교류 △국학 연구자료의 발간과 자료제공등을 국학진흥원에서맡는다는 것이다.문체부 소관의 비영리 재단법인 형태인 국학원은 96년에 착공, 98년 완공예정이며 안동시내 지역 5만평 부지에 건평1천9백평 규모로 국학 자료실, 교육 연구부, 유교 박물관및 기타 지원시설에 88억원의 공사비가 계상됐다고한다. 덧붙여 국학원의 인적 구성을 살펴보면 원장을 비롯 연구원10명, 학예사 2명, 사무원 10명, 사서 2명등 31명의 정원으로 일반직을 제외한 전문직은 12명 남짓하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짚고 넘어가야할 것은 모처럼의 국학원 설립 취지에도 불구하고 인력과 재정 부족으로 자칫 소기의 성과를 거둘지 걱정된다는 점이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아 단정할 수는 없지만 설립 취지로 내세운 것처럼 국학연구를 종합 기획하고 각종 자료의 조사, 보존및 전시업무에다 전통 문화 교육까지 병행하는 방대한 사업을 겨우 10여명의 전문인력으로어떻게 이끌어 나갈는지 적잖이 의심스런 것이다. 결국 설립 취지대로 안동대와의 효과적인 연계로 '운영의 묘'를 살리는 것이 무엇보다 선결 사항이겠지만 자칫 국학원이 독자성을 잃고 안동대의 부설기관화 하지나 않을까 우려되기도 하는 것이다. 들리는 바로는 안동댐 건설이후 이 지역은 높은 습도때문에 각 문중별로 보관하고 있는 서적들이 크게 손상되고 있다한다.과거에는 연중 한두번씩 서책들을 거풍시켰다 하나 농촌 인구 유출이 극심한 요즘에는 엄두도 못내고 있다한다. 어차피 국학원 기능의 일부가 안동지역 국학 자료를 보존하는 것이라면 귀중한 전적들을 지금처럼 팽개쳐둘 것인지 한번 생각해 봄직도 하다 하겠다. 국학원은 경북북부지역 전체의 문화사업으로 설립, 경북동남부권과의 균형 개발에 근본 취지가 있다. 그런만큼 언젠가는 국학진흥원이 단순한 유교적 정신문화의 요람지로서의 역할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국학관련 인재육성과 역간작업의 활성화에 따른 지식산업의 본거지로까지 성장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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