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金潤煥대표 퇴진...향후 진로

"다시 '빈배'로...游泳생활"

신한국당의 金潤煥대표가 16개월만에 자신의 아호인 虛舟 처럼 돛을 내리고 빈배로 돌아왔다.유랑의 세월을 보내던 현정부초기의 無冠의 시절로 복귀했다.

다만 그때와 상황이 다르다. 당시는 낮은 포복으로 일관했다. 지금은 대통령임기 말기다. 조금 더처신이 자유로운 편이다. 게다가 대권경쟁이 서서히 시작되는 때다. 이는 그의 생각과 말 이 다시 돋보여질 수도 있음을 뜻한다.

하여튼 그에게 4월25일은 정치행로에 있어 의미있는 날이다. 한편으로는 착잡하고 또 한편으로는새출발에 대한 기대감에 충만할 수 있다. 전자는 4.11총선으로 인한 퇴진때문이고 후자는 제2의킹메이커 에대한 의욕때문이다.

사실 4.11총선 은 그의 퇴진을 기정사실화했다. 국회가 개원되면 당지도부개편은 관례인데다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새인물들의 대거입성은 새로운 변화를 요구했다. 게다가 경북지역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대구.경북지역의 신한국당선의석은 13석으로 크게 약화되었고 민정계마저 위축되는 바람에 그의 위상은 다소 흔들렸다.

그리고 金대표는 대권경쟁에 간여할 수 있는 사람이어서 청와대입장에서는 더더욱 교체대상이었을 것이란 추측이다. 최근 당내대권중진들과의 연쇄접촉을 한 金대표의 행보에 청와대측이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최고자리를 물러나는소회가 없을 수 없다. 金대표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근래 그는 정치가 뭔지 라는 독백을 자주했다.

그러나 총선직후 金대표는 현실정치감각을 다시한번 발휘했다. 상경하자마자 바로 대표직사의를표명했던것이다. 그런데다 퇴진하는 날까지 별다른 반발을 보이지 않았다. 청와대측은 이같은 태도를 유념하는 표정이다. 또 烹 소리가 나오게 되면 대구경북지역과 보수층 끌어안기 등에서 부담을 안게 되기 때문이다.

여권핵심부는 이번에 퇴진하는 金대표에게 각별한 예우를 해주었다. 金泳三대통령도 오찬자리에서 그동안 어려울때 당을 맡아 고생이 많았으며 수고했다 고 치하했고 姜三載총장은 이런 명예퇴진은 예전에 없었다 며 화답했다.

청와대측은 이제 부담도 안게됐다. 대구경북지역에서 烹얘기가 나오지 않으려면 상응하는 예우에신경을 쓰지않을 수 없다. 그는 뭐니해도 정권창출과 총선승리의 공신이다. 그래서인지 국회의장기용說이 끊이지 않고 있다. 金대표는 겉으로는 웃기는 얘기 라고 일축하고 있지만 내심은 바라고 있다는 소식도 있다.

그자신도 최근 6.27지방선거이후와 5.18특별법제정때 당혼란수습을 의식한듯 보상을 바라는 것은아니지만 나라를 위해 일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정치적평가가 있어야한다 고 말했다.정가는 그의 향후거취 특히 킹메이커로서 또 어떤 작품을 만들어낼지에 촉각을 곧두세우고 있다.다만 이번 킹메이커역할은 전처럼 쉽지않다. 여권핵심부의 교감이 없을수도 있기때문이다. 그리고당내정치적 파워가 약해졌다. 물론 대권구도상황이 복잡해질수록 그의 정치적 묘기가 부각될수도있다는 분석도 있다.

자신도 킹메이커역할에 대한 의지를 감추지않고 있다. 대구.경북지역의 동의없이 누구도 대권잡기가 쉽지않을 것 이라고 누차 강조했다. 그가 권력누수를 필사적으로 막으려는 金대통령의 의중을 반영,연말까지는 큰목소리를 내지않을 것으로 정가는 내다보고 있다.

25일 金泳三대통령과의 청와대오찬회동을 마치고 여의도당사로 돌아온 신한국당의 金潤煥대표는다소 환한표정이었다. 그는 金대통령께서 당이 어려울때 고생했고 수고도 많이 했다고 했다 고소개했다. 이날 칼국수로 오찬을 겸한 마지막주례회동은 40분만에 끝났고 金대통령이 주로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회동내용에 대해 대통령께서 별다른 말은 없었다 면서도 당지도부개편방향과 자신의 거취에대해 의견을 나누었느냐 는 질문에 이자리에서 그런 얘기는 하지않는 게 좋다 고 말해 묘한뉘앙스를 풍겼다. 다음은 일문일답.

-오찬회동에서 사의를 표명했나.

▲사의는 지난번 (17일 주례회동)에 이미 했지않은가.

-새대표선출을 위한 전국위소집 시기는.

▲대통령께서 내달 10일쯤 하자는 것을 가능한한 빨리하는게 좋다며 2일이나 3일쯤하자고 건의했다. 그래서 내달 7일로 결정됐다.

-현재의 심정은.

▲담담하다. 총선이 끝난뒤 새로운 체제로 당을 정비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사의 표명을 이미했다. 대통령이 오늘 그 뜻을 받아들이겠다 고 말씀하시더라.

-앞으로의 거취는.

▲전국위원회를 열때까지 당에 계속 나와 당무를 볼 것이다. 그리고나서 잠시 일본에나 가서 쉬었다 올 생각이다. 외유를 떠나면 그땐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다.

한편 그는 이날 아침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나 떠나는 사람이 무슨할 말이 있느냐 며 담담한 모습을 보인뒤 대표재직시 소감과 관련, 지방선거에서 패배한뒤 당을 맡아 지금까지 잘 이끌어왔다고생각한다 고 자평했다. 요즘 늘 부자가 된 이는 가난한 때를 잊어버린다 는 말을 상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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