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동진의 야구보기

"동업자 정신과 빈볼"

프로야구 감독들 사이에서는 동업자정신 이라는 말이 자주 쓰인다. 경기에서는 서로가 적이지만 이는 승부에 대해서일뿐 여타의 모든 부분에서 서로간의협조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일종의 페어플레이 정신을 말한다.

감독들간의 동업자정신에 가장 위배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빈볼이다.

빈볼은 얼핏 투수와 타자간의 문제로만 보일수 있고 시비가 일어 그라운드로선수들이 몰려나오는 풍경은 관중들에게 일면 흥미거리로 비칠수도 있다. 그러나 이로 인해 파생할수 있는 위험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90년6월5일 삼성과 OB의 경기. 사건의 발단은 OB투수 김진규가 삼성 강기웅

에게 초구 빈볼성 투구를 한뒤 2구째를 다리에 맞히면서 일어났다.

화가난 강기웅이 마운드로 올라가자 양팀선수들이 몰려나와 폭력사태까지 이어졌고 이과정에서 삼성투수 박용준이 얼굴부위를 30여바늘 꿰매는 큰 부상을입었다.

당시 박은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으나 부상이후 페이스를 잃어 그다지 빛을 보지 못하고 말았다.

이같은 빈볼시비는 감독들간 동업자정신이 강조되기 시작한 90년대 이후 모습을 감추어갔으나 올들어 벌써 수차례 발생해 걱정스럽기 짝이없다.

2일 삼성과 현대의 경기에서 빈볼시비로 집단난투극 직전까지 이른 것은 양팀이 지난달 14일 최재호의 빈볼성투구에 대해 현대 신언호코치가 항의하다 징계를 당한 앙금이 남아있어 더욱 염려스럽다.

우승을 위임받은 백인천감독이나 처음 사령탑에 오른 김재박감독 모두 과열돼있겠지만 자제와 인내로 현재 1, 2위를 달리는 좋은 팀분위기 유지에 만전을기해야 한다.

어떤 이유의 그라운드폭력도 용납될수 없다는 것은 당연한 얘기지만 자칫 부상이나 출장정지 등을 당해 다른팀들이 쾌재를 부를수도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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