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추바이스, 옐친 有故시 권력향방

"가장 큰 영향력 미칠 인물"

옐친 러시아 대통령이 심장병으로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나톨리 추바이스 대통령 비서실장(41)은 옐친의 유고(有故)시에 권력의 향방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칠 인물로꼽히고 있다.

옐친의 병상 통치를 대행하고 있기도 하지만 그동안 정치색이 엷은 경제 관료로만 알려졌던 그가크렘린에 들어온 후 누구보다도 권력 투쟁에 강한 면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추바이스는 코르자코프 경호실장, 레베드 안보회의 사무총장등 크렘린 실력자들을 차례로 거세하고 체르노미르딘 총리마저도 무력화시키며 자신에게 권력을 집중시키는 수완을 보여주고 있다.레닌그라드 공업경제대학을 나온 경제학자 출신의 추바이스는 사회주의 경제를 시장경제로 전환시키는 경제 개혁의 총설계사 였다. 30대에 경제 부총리에 오른 그는 민영화를 총괄하는 국가자산 위원장을 겸직하며 사유화를 지휘했다.

그러나 급진적인 경제 개혁을 주도하면서 많은 문제점을 노출시켜 여론의 비난을 한 몸에 받았으며 이 때문에 지난 대선 전 옐친의 표를 떨어뜨린다 는 이유로 부총리 직에서 물러나는 수모를겪기도 했다. 그러나 선거 당시 사조직을 이끌며 정치자금 조달을 담당하는 등의 활약으로 크렘린 비서실장으로 권력의 핵심에 복귀했다.

추바이스의 가장 큰 강점은 옐친 대통령을 비롯해 옐친의 딸인 타탸나 디아첸코 여사등 옐친가(家)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으며, 서방측이 가장 선호하는 러시아 지도자라는 점이다.추바이스는 자유경제에 대해 강한 신념을 갖고 있어 서방 측은 그를 러시아 경제 개혁의 지속성을 가장 잘 보장해 줄 수 있는 인물로 꼽고 있다.

그러나 추바이스의 가장 큰 고민은 대중적 인기가 너무 떨어진다는 점이다. 경제 개혁의 와중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부분의 국민들에게 원망의 대상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각종 여론조사에서 레베드, 체르노미르딘, 주가노프 공산당 의장, 루스코프 모스크바 시장등 다른 대권 후보들에게 훨씬 못미치는 지지를 받고 있다.

이러한 한계 때문에 앞으로 추바이스가 직접 대권을 겨냥하기 보다는 킹메이커 로 나설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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