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의 소리-승강기갇힌 두아이 119대원 구출 감사

얼마전 세 살과 여섯 살난 두아들을 데리고 안동이 있는 친정집에 다니러 갔다. 고층아파트인 친정집에서 하룻밤을 자고난 이튿날, 아침밥을 먹기가 무섭게 아이들이 놀이터에 간다며 현관문을나섰다. 그런데, 곧이어 엘리베이터의 경보음이 요란하게 울렸다. 나는 혹시나 싶어 재빨리 뛰어나갔다. 아니나 다를까 엘리베이터는 고장난채 4층과 5층사이에 멈춰 있고, 그 안에서 갇힌 아이들이 울고 있었다. 서둘러 아파트 관리실에 연락하고 엘리베이터 기사를 찾았으나 연락이 되지않았다. 엘리베이터에 대한 초보적 지식도 없는 경비원이 와서 기계를 이리저리 조작해 봤지만소용이 없었다. 경비원은 "담당기사에게 무선호출을 해두었으니 한시간후면 도착할 것"이라며짐짓 느긋한 표정을 지었으나, 나는 너무나 황당하고 어이가 없어 눈물이 왈칵 쏟아질 지경이었다.

그순간 털레비전에서 보았던 119구급대가 생각났다. 119에 전화를 걸자 상담원은 "구급대에 엘리베이터 전문가가 있다"며 불안에 떨고 있는 나를 안심시켰다. 전화를 건지 5분도 채 안돼 도착한 5명의 119구급대원들은 능숙한 솜씨로 고장난 엘리베이터를 수동으로 작동시키고 갇혀있던아이들을 구출해냈다.

나는 아이들을 얼싸안고 기쁜 눈물을 흘리며 구조대원들에게 몇번이나 고맙다며 인사를 했다. 그러나 구조대원들은 당연히 할일을 했다며 차 한잔도 마시지 않고 또다른 사고현장으로 달려갔다.그날 이후 아이들은 소방대원이나 경찰관등 제복을 입은 아저씨들을 보기만하면 큰 소리로 '충성'하고 경례를 부친다. 어린 마음에도 남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아저씨들이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운 모양이다.

보이지않는 곳에서 묵묵히 열심히 일하는 119구조대원 아저씨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린다.이은경(대구시 북구 복현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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