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황장엽 망명 일본행적

일본의 언론들은 복수의 일본 정부소식통을 인용, "지금까지 일본에서 황장엽비서에게 망명하도록 누군가가 작용한 사실도 없으며 반대로 황비서가 망명에 협력을 요청한 징후도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북한 황비서가 일본을 떠난 직후 북경서 망명을 신청한 사실을 중시하고 지난달 30일부터 11일까지 일본을 방문하는 동안 황이 망명 조짐을 보였는지를 정밀 점검한 결과 망명을시사하는 언동은 없었던 것으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황비서는 지난달 30일부터 11일까지 일본에 머무른 13일 동안 정해진 일정대로 조총련과 항상 동행했었다.

지난달 30일 오후1시45분경 중화항공(CA)925편을 통해 나리타(成田)공항에 도착한 황은 정규 출구를 이용하지 않고 한국특파원들을 피해 트랩을 타고 내려와 출국장으로 빠져 나왔다. 그는 출국장을 빠져 나와서도 기자들의 질문공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황은 이튿날인 31일 조총련 중앙본부를 방문한뒤 바로 교토(京都)로 떠났다. 교토는 북한과의 접촉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자민당의 노나카 히로무 간사장대리의 지역구였다.그후 나고야(名古屋)와 마쓰모토(松本)등지를 방문하고 이번 방일을 후원한 불교단체, 북한과 관계깊은 한 지방병원 등을 둘러본뒤 도쿄로 갔다.

2월4일에는 도쿄에 있는 조총련 산하 조선대학을 방문했고 당일 오후6시30분부터 학사회관에서있었던 국제문제연구협회 주최 세미나에서 강연하며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보였다. 이날강연에서 "주체사상이 인기를 잃었다"고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황은 5일과 6일에는 조총련 주최 조선문제 간담회와 종합연구개발기구 간담회등에 참석하면서 아사히(朝日)신문을 비롯한 일본 언론들과 차례로 인터뷰를 가지고 언론인 학자 들과 면담을 가졌다.

그는 인터뷰에서 김정일의 국가주석과 당총비서 취임이 임박했음을 사실상 확인하고 지난 77년니가타(新潟)중학생 납치사건과 관련해 북한이 납치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7일부터 9일까지는 도쿄 신주쿠 게이오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1세기와 인간의 지혜에 관한국제세미나'에 참석했다.

그러나 그는 방일 기간중 자민당 고위간부들을 한명도 만나지 못했으며 쌀 지원문제에 있어서도큰 성과 없이 귀국길에 올라야 했었다.

당초 일본을 방문하는 기회를 틈타 야마사키 다쿠(山崎拓)자민당 정책의장을 비롯해 노나카 히로무(野中廣務)간사장대리 등 일본 집권여당 관계자들과 광범위하게 접촉할 예정이었으나 북한이지난 5일로 예정됐던 4자회담 설명회 참가를 재차 연기하면서 성사되지 못했다.황은 이에따라 10일에야 겨우 사민당의 이토 시케루(伊藤茂)간사장을 만나는데 그쳤다. 그는 11일 오후2시55분 나리타(成田)공항발 중화항공(CA)926편에 올라 북경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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