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발살인인가...계획범행인가

동구지역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은 동일범일까, 어떤 성격의 소유자일까, 계획범일까 우발범일까,치정.원한관계일까,강도살인일까.

연쇄살인 사건의 피해자들은 대부분 셋방살이를 하는 서민들이었다. 채권채무관계가 복잡한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이들은 흉기로 난자당한 채 숨졌다. 반항능력이 없는 할머니를 뒤쫓아가 흉기로 마구 찌르는 등 인면수심(人面獸心)의 범행수법을 보여주었다.

22일 사체로 발견된 남자미용사 김병주씨는 흉기에 등은 물론 눈까지 찔려 참혹한 모습이었다.또 지난21일 새벽기도를 나갔다 살해된 김필순할머니(63)는 흉기를 든 범인을 피해 달아나다 신발이 벗겨지는 등 살려고 몸부림 친 흔적이 역력했다.13일밤과 14일 새벽사이 살해된 신암4동 다방 여주인 김난이씨(43)는 송곳으로 무려 25군데나 찔렸다. 지난5일 입석동 살인사건에서도 세살바기 유아가 무참히희생되기도 했다. 이러한 잔혹한 범행수법에 대해 시민들은 "한보사태 등으로 사회기강이 흐트러지면서 우리 사회의 물신숭배와 도덕적 타락이 갈데까지 간 탓 아니냐"며"범인의 정신상태의 불안정, 사회에 대한 적개심,물욕에 치우친 생명경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끔찍한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처음엔 동일범의 범행은 아니라고 단정하다 살인사건이 꼬리를 물자,동일범일 가능성도 있다고 보는 것같다. 전국을 경악케했던'화성연쇄살인사건'보다 동구 연쇄살인사건이 더충격적인 것은 한두명 정신이상자의 범행으로 보기 힘들다는 점이다.

또 당초 경찰 주장대로 한 두건을 제외하고 모든 피해자들이 치정이나 원한관계때문에 4~5일 간격으로 잇따라 살해당했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경찰수사가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범인에 대해 섣불리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경찰이 속시원하게 사건을 해결하지 못하는 한 연쇄살인사건에 대한 의문은 갈수록 증폭될 것이다. 〈崔在王.金炳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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