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최형우고문-병상정치로 용꿈 이을까

신한국당 최형우(崔炯佑)고문의 급작스런 와병. 조만간 용(龍)들의 전쟁이 본격적으로 무르익을대선국면에서 온산(溫山, 최고문의 아호)은 잊혀진 사람으로 남을 것인가.

최고문은 신한국당 최대 계보를 자랑하는 민주계의 좌장이다. 따라서 최고문의 향후 건강 회복여부는 스스로의 정치적 입지는 물론 민주계의 향후 진로, 나아가 신한국당의 대권전선 등에 있어서도 중요한 변수중 하나가 되고있다.

그가 입원중인 서울대 병원에 이회창(李會昌)대표가 다녀가고 박찬종(朴燦鍾), 이수성(李壽成)고문등 여권내 대선주자들이 매주 한차례꼴로 자주 방문하는 것은 그의 영향력을 방증하는 재료다.또 최고문 와병이후 큰 동요를 보인 민주계가 위기감속에서 계보 단합을 도모키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은 오히려 그의 부재에 따른 '역설적인 힘'을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그런 최고문이 현재 빠른 속도로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최고문의 강한 집념이 이처럼 빠른 회복세를 담보하고 있다는 측근의 전언이다.

지난달 11일 뇌졸중으로 쓰러진 최고문은 뇌수술후 지난 3일 중환자실에서 나와 일반병실로 옮긴이래 하루 2회, 각 1시간씩 걷기훈련과 2차례의 언어기능 회복치료를 받고 있다.한 측근은 "이제 단답형의 간단한 의사소통은 가능하다"고 까지 말했다.

그는 또 "빠르면 5월부터 병상에서나마 정치를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 견해를 내비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비서진도 활기를 띤 모습이다. 게다가 한보사태와 관련 최고문의 이름이 한때 거론되기도 했지만 무관한 것으로 판명난 터다. 최근 최고문캠프인 '21세기정보화정책연구소'의 소장이자 최고문 비서실장격인 황소웅씨를 중심으로 비서진 내부체제를 정비하는가 하면 내주중 개소하는 범민주계의 '민주화세력모임'사무실에 비서진중 상당수를 파견, 실무를 보게 할 예정이다. 내달 중순쯤에는 최고문의 퇴원을 계기로 한 대국민 메시지를 낼 준비도 하고 있다.최고문이 쓰러진 이후 급격한 동요현상을 보였던 최고문 계보의 온산계 또한 곧바로 전열을 재정비, 지난달 17일 최고문과 가깝게 지내온 원내외 인사들을 중심으로'온산을 생각하는 대책회의'를발족시키고 5선의 김정수(金正秀)의원을 의장으로 활로 모색에 나서 지금도 매주 한차례 대책회의를 갖는다.

그러나 최고문이 건강회복을 통해 우선은 병상정치로 나아가고 마침내는 자리를 털고 일어나 명실상부한 대선주자로의 자리까지 회복할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최고문 건강과 관련, 낙관적 전망을 전하는 측근의 말에서도 군데군데 불안한 구석을 느낄수 있다. 아직까지 그의 병실은 특례를 제외하고는 개방되지 않고 있다. 최고문이 눈물을 자주 글썽인다는 것과 관련해선 수술후 눈물이 많아질 수 있다는 설명을 내놓기도 했다.

설령 건강회복이 급진전된다 해도 와병전 대선주자로서의 자리매김까지 입지를 만회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가능하다고 해도 건강은 대통령후보의 필수요건중 하나란 점에서 이미 그는 흠결이 있다는 것이 다수의 인식이다. 게다가 와병 직전인 3월초 당 신임대표 임명을 두고 논란이 일때 최고문이 대권은'킹메이커'역에 머물고 대신 당권을 차지하는 쪽으로 이미 결심을 굳힌 바 있다는 점에서 최고문 '카드'는 드러난 상태다.

다만 최고문이 병상정치를 통해 유력한 킹메이커가 될 수는 있을 것이란전망은 논란속에 현실성있게 제기되고 있다. 민주계나 전체 여권구도에서 차지하는 최고문의 위상을 감안할 때 일단 최고문이 '입'을 열기 시작하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란 주장이 있는 반면 최고문이 직접 정치일선에나서는것과 아닌 것과는 영향력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으며 최고문과 함께 민주계를 3분할하고 있는 민주화세력모임의 간사장인 서석재의원이나 민주계 대선후보를 노리는 김덕룡(金德龍)의원의계산이 최고문의 병상정치와 편차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그마저도 녹록치 않을 것이란주장도 나오고 있다.

〈裵洪珞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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