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계는 어디로 가고 있나. 또 지금 어떤 위치에 서 있나. 과연 뿔뿔이 흩어지지 않고 하나로 뭉칠 수 있을까. 이들의 주도아래 정권재창출은 가능한 것인가. 최근 민주계를 둘러싸고 일고 있는질문의 대강이다.
현재 민주계는 내부적으로 크게 세 부류로 나뉜다. 쓰러진 최형우(崔炯佑)고문 계통과 대선 출마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는 김덕룡(金德龍)의원 계보, 그리고 이도저도 속하지 않지만 서석재(徐錫宰)의원 등의 단합움직임에 동조하고 있는 중도파 등이다.
이들은 아직 완전한 화학적 단합은 이루지 못하고 있다. 다만 지금은 단합이 중요하고 세력을 확대해 발언권을 극대화시켜 주체적으로 정권재창출을 가능케 해야 한다는 대원칙에는 동의하고 있다.
이들 민주계의 향배는 신한국당의 대선 전초전인 경선국면을 앞두고 여권만이 아닌 정치권 최대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당내세력의 절반을 차지하는 이들의 움직임은 경선, 나아가 대선의 결과까지도 판가름 지을 수 있는 결정적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단합하면 하는대로분열되면 되는대로 당내 세력분포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지대하다.
우선 단합과 결속이 유지될 경우 사실상 당내 대선후보 결정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판을 좌지우지할 수 있게 된다.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무심(無心)선언에 따라 예비후보간 합종연횡의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는 점에서 영향력은 더욱 커졌다고 할 수 있다.
반면 분열할 경우에도 각 예비후보 진영은 민주계를 앞에 놓고 땅따먹기식의 양보없는 싸움을 벌일 것이라는 점에서 어떤 식으로든 영향은 미칠 수밖에 없다. 다만 오합지졸이 돼서는 계파의 이익도모는 어렵게 된다.
민주계 인사들도 이같은 점을 누구보다 잘 인식하고 있다. 민주화세력모임에 참석하고 있는 김찬우의원은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우선 뭉쳐야 한다. 모두 개인적 욕심을 버리는 것이 급하다'고 지적하고 '우리는 어려우면 더 잘 뭉친다'고 생명력을 강조했다.
이 부분에 대한 공감대는 광범위하게 형성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28일 극비리에 가졌던 중진 14인 회동에서도'한 목소리'에 대한 의견일치를 보았다. 개별적인 돌출행동도 자제하기로 했다.자신들이 처한 환경과 풀어야 할 과제들에 대한 분명한 인식을 하고 있는 것이다.다만 대외적으로 아직 국정난맥상의 원인제공자라는 자신들에게 향하는 따가운 시선이 가시지 않은 만큼 대규모 세과시는 자제하고 내부적 역량강화에 치중하자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여기에는 최근 계파 중진들을 면담한 김대통령의 의중도 반영됐을 것이라는게 중론이다.29일 원외 인사들 중심의 6월회에서도 유성환 신임회장은 '다시 한번 뭉치자'고 단합을 강조했다.현재에 대한 반성을 강조하면서도 다시 한번 뭉쳐서 정권을 재창출하자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날 6월회 행사는 원내뿐만 아니라 원외의 민주계 세력도 다시 뭉치는 움직임이 뚜렷이 드러난 것이다.
영향력의 극대화를 염두에 둔 행보임은 두 말 할 나위가 없다.
한편 당분간 내부결속력 강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이는 이들이 최종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길은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자체 후보를 내는 방법과 외부인사를 지원하는 방법 두가지 등이다. 자체후보는 쓰러진 최고문을 제외한다면 김덕룡의원이 남게 되고 외부인사로는 이수성, 박찬종고문두사람으로 압축되고 있다. 현재 분위기는 전자보다는 후자 쪽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더 높아보인다.
다만 김의원카드는 본인이 여전히 강한 집착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경선 막판까지 갈 가능성이높아 보인다. 하지만 김의원도 최근 계파 총의를 따르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점에서 울타리를 뛰쳐 나가는 길을 택할 것 같지는 않다. 김의원의 '울타리 내'라는 약속이 지켜진다면 민주계의 파괴력은 극대화 될 수 있을 전망이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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