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92여당 대선자금규모는

92년 여당의 대선자금 규모는 과연 어느 정도일까.

모주간지와 대선 당시 여당의 경리 담당실무자 등에 의해 여당의 대선자금과 관련된 주장이 연일제기되면서 당시 대선자금규모에 대한 관심이 새롭게 대두되고 있다.

당시 여당에서 선관위에 신고한 금액은 법정선거비용 3백67억원을 훨씬 밑도는 2백84억원. 하지만 29일 당시 여당 경리실차장을 지낸 김재덕씨의 주장만하더라도 당시 민자당에서 공식적으로사용한 돈은 1천3백억원 정도다. 이정도만 하더라도 당시 여당의 신고금액은 현실성이 없다는 점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때문에 당시 여당에서 사용한 실제 대선자금의 규모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특히 주목을 받고 있는 쪽은 대선 당시 민자당최고위원을 맡고 있었던 김종필총재의 자민련이다. 김총재는 그동안 "대통령 선거를 한번 하는데 1조6천억원이 소요된다"며 돈선거의 폐해를 주장한 바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민련이 자체 조사를 통해 확보하고 있는 대선자금의 규모만해도 공조직 비용으로 4천억원에서 4천5백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선거를 진두지휘한 김총재의 위치를 감안한다면 결코 간과할 만한 소리는 아닌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현재 이와 관련된 자료는 모두 김총재가 직접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실제로 공개할 경우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것이 뻔하다.뿐만 아니라 당시 일선 지구당관계자들의 증언은 신빙성을 더하고 있다.

당시 민자당은 각 지구당별로 적게는 1억~2억원에서 많게는 10억원에 이르기까지 자금을 내려 보냈다는 것이다. 자민련에서 확보하고 있는 대구지역의 한 지구당위원장과 충청권 한 위원장의 예금통장에는 각각 4억원과 2억원을 지원받은 내역까지 나와 있는 정도다.

더욱이 지난 95년'한겨레21'이 당시 여당 선거대책본부 내부문건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홍보분야에 사용된 자금만해도 5백35억원에 이르러 천문학적인 대선자금의 규모를 짐작케 하고있다.

이와 관련, 여당의 관계자들은 "대선자금의 규모는 실제로 아무도 모른다"며 "공조직에 대해서는파악할 수 있다 해도 사조직에서 사용한 금액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하지만 당시 여당에서 공조직에서만 4천억~5천억원이 쓰여졌다는 것은 사실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이와 함께 당시 나사본과 민주산악회 등 사조직에서 사용한 금액이 첨가될 경우 정치권에는한보사태에 이어 또다시 메가톤급의 태풍을 몰고올 공산이 크다. 〈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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