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터뷰-평광현대미술원 사무국장 박석순씨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하는 노래 있죠? 평광에 온 뒤로 그 노래 만든 사람 심정을 알 것같았어요"

평광현대미술원 사무국장 박석순씨(42)는 작업실로 오는 길에 흐드러진 복숭아꽃 자두꽃을 처음보고 넋을 잃었다.

"비오는 날은 절벅절벅 운동장 흙탕물을 튀기고, 우울한 날은 우울한 대로, 즐거운 날은 즐거운대로 이곳에는 말못할 푸근함이 있어요"

박씨가 요즘 캔버스에 담고있는 주제는 '지나간 시간의 흔적'. 어느 곳보다 많은 '흔적'을지닌 평광초등학교 교무실에 작업실을 마련한 것도 그에게는 행운이었다.

"주말이면 근처 농장에 놀러 온 사람들이 이곳을 많이 찾지요. 평광초등학교 졸업생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정신적 고향같은 곳이에요. 상업단지나 기업연수원을 짓기위해 허물지 않고문화공간으로 지켜낸 이곳이 다른 많은 폐교활용논의에 본보기가 됐으면 좋겠어요"오후3시, 교무실에는 늦은 밥솥이 나른하게 끓고 박씨의 얼굴에는 복숭아꽃 같은 웃음이 피어올랐다.

〈申靑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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