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지하철에 무슨 일이

5일밤 "지하철 중앙로역에서 탈선사고가 났다"는 전화제보가 매일신문사 편집국을 긴장시켰다.이날 밤9시40분쯤 중앙로역. 지하철공사 직원들이 황급히 들어서고 있었다. 그러나 취재진 앞에는철제 셔터와 육중하게 닫힌 철문, '관계자외에는 역장의 출입허가를 받으시오'라는 표지판이 가로막았다. 셔터 안쪽에는 직원들이 바삐 오가고 있었지만 '일상적인 비상소집훈련중'이라며 모두 한결같이 확인요구를 외면했다.

중앙로역측에선 외부전화에 "역장님은 집에 있다. 들어올 수 없다"는 퉁명스런 말 뿐. 같은 시간종합사령실로 달려간 기자들도'문전박대'당하기는 마찬가지. 대구역, 반월당 등 역마다 돌아다녔으나 직원들은 한결같이 침묵했다. 보다못한 한 직원이 "회차도중 탈선사고가 난 것은 사실이지만 윗분 허락을 받아야 들여보내줄 수 있다"며 도무지 윗사람의 침묵지시를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지난7월 개통예정이던 1호선 월배~대구역 구간은 지금도 시운전상태다. 그러나 시민들은 지금껏참고 있다. 왜 늦어지느냐고 소리높여 묻지도 않고 있다.

그러나 시민들의 침묵은 무관심이 아니다. 조기개통보다는 안전이 중요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는 솔직하지 않은 몇몇 사람들의 큰소리 때문에 숱하게 많은 대형사고를 겪어왔고, 많은 목숨을 잃었다. 아직도 그 상처와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하철에 1호선에 투입된 돈은 무려 1조5천억원. 모두 시민들의 피땀어린 세금이다. 개통이 가까워질수록 시민들은 궁금해하고 있다. '도대체 발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대구에서 가장 큰 시설, 가장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게 될 지하철은 더이상 큰소리와 숨기기를 앞세우는 몇몇 사람들에게 가로막혀서는 안된다.

이날 사고로 개통이 연내 불투명하다는 추측도 나오지만 지금까지처럼 개통지연에 대한 책임을묻는 시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숨기거나 변명을 앞세우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엄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것도 안전에 관한 문제라면 더욱더 그러하다. 정확하게 알 권리, 시민의 세금으로건설되고 운영될 지하철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시민들은 분명히 알 권리가 있다.

〈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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