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세상이 복잡다단하다보니 개구리가 뱀을 잡아먹는 시대가 됐다. 이러한 역(逆)의 논리는 비단 자연계뿐 아니라 인간사회 특히 우리 정치권에서도 이제 낯설지가 않은 양상이다. 선거때만 되면그것이 총선이든 대선이든간에 여당은 경제발전과 '북풍(北風)'을 들먹여 소위 안정희구 심리를자극하는 반면 야당은 낡은 정치 청산을 내세워 여당을 공박하고 필요하다면 폭로전도 불사하는게 관례였다. 그런데 이번 대선에서는 신한국당이 "다소 경제에 부담이 가더라도 부패정치를 타파하겠다"고 DJ(김대중씨)의 비자금 관련사실을 연일 터뜨리기에 여념이 없다. 반면 국민회의측은 정치와 경제안정을 위해 정책대결로 대선전을 치르자고 딴전이다. 따져보면 상전벽해랄까 이런 역설도 드물 것만 같다. 여기서 우리가 짚고넘어갈 것은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역할이다. 아무리 '레임덕'이라 하더라도 우리 정치구조상 대선전에서 현임대통령의 역할과 영향력이 너무나크다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런 막강 파워의 YS가 자신과도 무관할 수 없는 DJ 비자금관련 폭로사실을 사전에 몰랐을까. 아니면 눈감아 그냥 넘겼을까. 더구나 신한국당 강삼재(姜三載)총장은 YS의 최측근인사 아닌가. 그래서 정치권의 호사가들은 '대통령 영향권내에 있는 검찰이 과연 칼을 빼들 것인가'와 DJ의 'YS와의 단독회담'제의가 어떻게 받아들여질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조순(趙淳)민주당총재가 "건전세력을 결집, 반(反)DJP연대를 하기위해 마음을 비우겠다"고 나선 것도 여야의 합종연횡과 무관치가 않은 것만 같다. 어쨌든 간단명료한 순리의 정치가 한시바삐 이땅에 정착됐으면 한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