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봉화 안동권씨 복야파 종가 김치

"은은하고 깔끔"

봉화군 봉화읍 유곡1리에 있는 안동권씨 복야파 닭실문중 종가의 김장김치는 배추와 무를 한 독에 같이 담는데 젓갈을 사용하지 않고 감주를 넣어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배추는 왕소금을 사용해서 그리 짜지않은 농도로 24시간정도 절이고 무는 툼벅툼벅 크게 썰어서역시 왕소금에 절인다.

양념은 찹쌀풀을 쑤어 여기에 고춧가루, 생강, 마늘, 배채, 무채, 밤채, 파, 갓, 실고추, 볶은 까만깨와 껍질벗겨 볶은 흰깨 등 갖은 양념을 넣어 고춧가루가 부드럽게 풀릴때까지 잘 섞어둔다.종부 손숙씨(53)는 간 맞출때는 반드시 왕소금을 사용하고 집에서 담은 간장을 조금 넣는다 고말했다. 손씨가 갓 시집왔을 때만 해도 이 종가에선 구운 오징어를 배추포기에 켜켜이 넣어 담았으나 오래전부터 오징어는 일절 쓰지 않는다. 젓갈을 넣지 않는 것은 차종손인 남편(권종목, 봉화읍사무소 사회계장)이 싫어하기 때문이라고. 대신 직접 달인 감주를 양념에 함께 넣어 버무린다.물엿을 넣으면 김치가 반드레하니 태깔이 나지만 맛이 달아 덜좋고, 감주를 넣으면 은은하고 깔끔한 맛이 난다 는 손씨의 말이다. 자연스러운 맛을 위해 조미료도 일절 넣지 않는다.저장할때는 뒤란에 땅을 파고 묻어둔 독에 배추 한켜, 무 한켜식으로 담아 둔다. 봉화의 찬 기후와 맑은 공기속에 서서히 익어가는 김치는 겨우내 담백하고 칼칼한 김치맛을 즐기게 할 뿐더러정월후에도 잡맛이 적은 시원한 김치를 먹을 수 있게한다. 다른집보다 안넣은게 많지만 그런대로 맛이 괜찮니더 .

예전에 식구가 많았을때는 설전김치로 큰 독 2단지, 설 지난후 먹을 것으로 1단지 등 3단지정도담았으나 요즘은 자녀들이 모두 대처로 나가고 어른 네식구만 남아 김장이래야 담는둥 마는둥 하다는 손씨는 배추 10포기, 무 10개 정도면 많이 담는 편이라고 말했다.

〈全敬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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