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금융개혁법안 국회통과가 사실상 물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11일 공동발표문을 통해 13개 금융개혁관련 법안중 중앙은행법 개정안과 금융감독기구 설치에 관한 법률안 처리에 반대한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 두개 법안은 한국은행이 독립적인 통화신용정책을 결정, 수행하고 은행, 보험, 증권 등 3개 금융감독기관을 통합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어 정부가 절대양보할 수 없는 대원칙에 해당한다.
야당측의 반대이유는 정부가 시급한 단기금융개혁과제를 빌미로, 또한 금융시장안정대책을 핑계로 은행감독원을 한국은행에서 분리해 3개 감독기관을 통합하려 한다는 것이다.공동발표문에서 밝혔듯이 정부가 3개 감독기관을 통합하려는 것은 현재의 경제위기 상황을 틈타과거 한은법 파동 등을 거치면서도 이루지 못했던 은행감독원의 한국은행 분리를 얻어내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올들어 계속된 대기업 연쇄부도와 이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 등 최근 경제위기의 원인도 정부가 시장경제 윈리만 내세운채 위기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고 대책도 사후약방문식으로 적절한 시기를 놓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야당측은 3개 감독기구를 통합하는 일은 차기정권에서 전체적인 정부조직개편과 맞물려 이뤄져야하고 정보교환과 감독효율성을 높이기 위한다면 그 중간단계로 감독기관간 협의체를 구성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사실 강경식(姜慶植)부총리 겸 재정경제원장관은 지난 9일 재경원 실무진들과 현재의 금융위기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논의한 자리에서도 국회의 금융개혁관련 법안통과결과에 따라 수위를 조절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정치권에 '마지막 경고'를 던졌다.
즉 법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정부의 대외신인도가 더욱 하락해 금융위기가 심화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그 책임은 정치권이 져야 한다는 메시지였다.
정부는 그동안 금융개혁 법안이 통과되지 않아 은행권의 부실대출, 감독기능 소홀 등의 문제가야기됐으며 이로 인해 대기업 연쇄부도→금융시장 불안→대외신인도하락→환율급등→증시붕락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해왔다.
따라서 금융개혁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현재의 금융불안도 해소되고 대외신인도도 올라 금융기관의 해외차입난도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정부는 특히 한보사태이후 대기업들이 연쇄도산하면서 금융기관들의 부실채권이 급증한 것은 금융감독기관의 감독기능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에서 감독기구의 강화가 시급한 과제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의 금융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감독기능의 강화 등 금융개혁에 대한 강도를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야당측은 이러한 정부측의 상황인식 및 원인분석이 잘못됐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외국인 투자자들은 금융개혁법안 통과 여부를 감독기관 통합이라는 측면에서보다는 정부가 실천을 선언한 정책이 실제적으로 얼마나 이뤄지는가라는 측면에서 보고 있어 통과되지 못할경우 대외신인도가 더 떨어질 수도 있다.
이제 정부 원안대로 처리할 것을 주장하는 신한국당과 야당측은 국회 상임위 활동시한인 14일까지 재경위 전체회의를 열어 표대결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회 재경위원은 총 30명이나 한이헌(韓利憲) 의원이 신한국당을 탈당, 국민신당으로 자리를옮김에 따라 신한국당은 과반수에 못미치는 14명으로 표대결을 해야 하는부담을 안게 됐다.또 일부 신한국당 의원들도 정부안에 반대하는 입장이어서 표결로 갈 경우 과반수 찬성이 필요한통과를 기대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한은법 4차전도 결국은 결론을 내리지 못한채 막을 내릴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한은법 및 감독체계 통합법률안이 무산될 경우 현 강경식(姜慶植) 경제팀은 진퇴의 위기에 몰리는 등 후유증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재경원은 올들어 몇달동안 다른 현안을 제쳐놓고 여기에다 전 행정력을 집중하다시피했는데 이번에 법안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행정낭비가 매우 컸다는 지적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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