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일이 사흘안으로 다가왔다. 최소한 72시간내에 밉든 곱든 일곱명의 후보중에서 어느 한 사람 을 골라야한다. 그동안 길고 지루했던 선거전을 바라봐오면서 유권자들의 가슴속에 투영된 각 후 보의 '이미지'를 생각하면 선뜻 '바로 이사람이다'고 주저없이 선택하기에는 아직도 뭔가 허전하 고 미흡한 뒷맛이 남는다. 밥맛도 잃었는데다 차려진 밥상에는 정작 젓가락 갈만한데가 없지만 그래도 끼니때가 됐으니 마지못해 한술 들어볼까 하는 심드렁한 심사와도 같다.
대선분위기가 왜 이처럼 열기없이 가라앉아 버렸을까. 입맛을 가시게 한 경제난국 탓도 크지만 그동안 후보와 정당끼리 헐뜯기로 일관된듯한 선거전에서 너무나 많은 생채기를 낸 탓이 적지 않 다고 본다. 서로가 약점만 들춰내고 자격미달자로 부각시키는데 몰두하다시피 싸워왔으니 그럴 수 밖에 없다. 앞으로 남은 사흘동안에도 서로의 약점과 생채기를 더 덧냈으면 냈지 그만하면 믿 어볼만하다는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후보의 이미지를 그려내 보이지는 못할것이다. 결국 IMF사태 이후 더 늘어났다는 부동표의 냉담폭이 남은 사흘동안에도 늘어나면 늘었지 줄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투표 3일을 앞둔 이시점에서 우리가 냉정하게 마음을 추슬러야 할것은 아무리 입맛을 잃 고 젓가락 갈만한 데가 없는 빈약해보이는 밥상이라도 수저를 던져버리는 냉소적인 외면은 말자 는 것이다. 한마디로 투표율을 최대한 올리자는 얘기다. 국민의 투표권 행사는 권리로 이해돼왔지 만 나라가 처한 상황에 따라선 '의무'로 생각해야할 때도 있다. 더구나 지금은 IMF이후의 한국이 어떻게 다시 일어서는가를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중대한 시기다. 차기 당선자의 언행 하나하나 가 국가 대외 신인도와 바로 연결되고 선거에서 나타난 국민적 지지도 또한 후속지원의 참고기 준으로 작용할 개연성은 매우 커져 있다.
어느때보다 다음 지도자를 현명하게 선택해야 할 '국가위기속의 선거'에서 저조한 투표참여율을 보일 경우 국가위기에 조차 총화정신이 없는 국민과 국가로 비쳐지는 위험성도 생각해야 한다. 이번 대선에서 빠짐없는 투표권행사를 통해 총체적 단합과 민주 국민다운 역량을 보여주지 못하 면 한국인은 '돈도 없고 민주의식마저 제멋대로인 모래알같은 국민'으로 비치게 된다. 투표율과 연계해 볼 요소는 날씨다. 이번 선거에서도 각당은 날씨와 투표율에 따른 득표계산들을 점치고 있다고 한다. 이를테면 춥고 궂은 날씨면 고정표가 강하다고 하는 DJ가 유리하고 따뜻하 고 화창하면 한나라당이 유리하며 국민신당은 젊은층의 이탈로 다소 손해일 것이라는 진단같은 것들이다. 어느경우든 날씨가 좋으면 좋은대로 나쁘면 나쁜대로 부동층, 젊은층, 노년층들의 투표 율이 이래저래 빠진다는 예측을 전제하고 있다. 선관위도 투표율저조를 걱정하고 있는 모양이다.
지금 우리가 높은 투표율로 민주국가의 국민다운 성숙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세계의 시선은 점점 더 차가운 경멸의 눈길로 바뀌어 가게된다. 춥다고 빠지고 따뜻하다고 놀러가고, 내가 뽑지 않은 후보니까 훗날 YS처럼 나라를 또 망쳐도 내탓 아니고 내 알 바 없다는 식이라면 그런 이기 적이고 나라사랑이 없는 무책임한 국민에게 누가 달러를 빌려줄까도 생각해봐야 한다. 특히 그들 의 빚을 갚아나가야할 저력을 지닌 젊은 세대들이 투표소에 줄서서 기다리는 인내심 없고 국가 가 위기에 처해도 투표날 나들이나 나간다면 그런 애국심 옅은 세대는 믿지않겠다는 불신이 생기 지 말란 법도 없다.
18일, 누구를 찍든 그것은 각자의 권리요 판단이지만 무조건 투표소에는 나가자. 날씨땜에, 기분 따라 국가대사를 외면하고 망치듯 하고서야 어찌 벼랑끝에 선 이 나라를 다시 세울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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