ㅅ여고 3년 김모양(18)의 책가방엔 교과서가 없다. 가방엔 주간학습지,수능대비문제집 등 부교재로 가득하다. 선생님이 아예 수업을 부교재로 하기 때문.
영어시간엔 '수능 실전 영어독해'란 문제집으로 배운다. 문학, 화법시간도 교과서가 무용지물. 수능을 대비해 언어영역 문제집으로 수업을 한다.
다른 과목도 교과서 공부는 수박 겉핥기. 교과서는 대충 넘기고 빨리 수능문제집을 풀기 위해서다. 김양의 신학기 부교재비는 14만원. 얼마전 시작한 방송수업용 부교재 비용까지 합하면 한 분기 공납금보다 많은 30만원가량이 든다.
ㄷ고의 경우도 교과서가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 2년 국어시간에 수능대비문제집으로 수업하고철학은 제대로 배우지도 못한다. 주당 2시간 철학수업 중 1시간은 영어.수학을 공부하는 자습시간으로 돌려진다.
고교가 일류대 보내기 경쟁을 벌이면서 교육과정에 따라 단계적으로 배워야 될 교과서가 버림받고 있는 것. 김소월 시를 몇 번씩 낭송하고 감상에 빠지던 수업시간, 노트에 선생님의 설명과 교과서 내용을 꼼꼼히 정리하는 수업방식은 이젠 추억거리. 문제를 풀고 기출문제에 '밑줄' 긋는 입시중심의 학교수업은 입시학원을 방불케하고 있다.
ㄷ고 교사 김모씨(35)는 "학교 정규수업에 교과서 대신 부교재로 수업을 하는 것은 창의.통합적사고를 키우는 현 교육목표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金敎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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