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9개월만의 남북당국대표회담이 18일 좌초됐다. 남북한대표단은 18일 오전10시, 전체회의를 열어 막판 절충을 벌일 예정이었으나 전날 자정무렵 북측이 회의파기를 통고함에 따라 결렬됐다.지난 4일 북측의 대남전통문으로부터 시작돼 11일부터 18일까지 8일동안 세차례의 대표단 전체회의와 네차례의 수석대표접촉, 두차례의 비공식접촉을 가지며 남북회담사상 두번째로 긴 회담이라는 기록까지 남긴 이번 베이징남북당국대표회담은 결국 '상호주의'라는 새정부의 대북 접근원칙과 북한의 입장이 변함없다는 점은 분명히 보여줬다.
남북 양측은 첫날부터 의제문제로 첨예하게 부딪쳤다. 이산가족문제 등 남북관계 개선방안과 비료지원문제를 각각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양측은 두가지를 모두 의제로 삼는다는데는 합의했으나추진방법을 둘러싼 이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쟁점은 비료지원과 이산가족면회소 설치의 연계문제로 압축됐다.
우리측은 합의문에 비료지원과 동시에 이산가족면회소 설치 일자를 적시하고 25일 판문점에서 별도의 남북적십자회담을 열어야 한다며 철저하게 상호주의를 내세운 반면 북측은 먼저 비료를 지원하면 대북구호물자 전달을 위한 남북적십자 대표접촉에서 면회소 설치문제를 포함한 이산가족문제에 대한 '포괄적인'협의를 할 수 있지만 면회소설치일자까지는 못박을 수 없다고 맞섰다.정세현(丁世鉉)통일부차관과 전금철(全今哲)정무원책임참사 등 양측 수석대표는 17일 수석대표접촉이후 각각 기자들을 만나 회담진행과정을 밝히면서 상대측의 변화가 없다면 "앞으로 남북대화는 없다"(북측)거나 "이제 과거와 같은 밀어붙이기는 소용없다는 것을 알게될 것"이라는 식으로최후통첩까지 했다.
이번 회담결렬로 당분간 남북관계가 경색될 것으로 보이지만 과거처럼 악화될 것 같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히려 양측 모두 회담기간내내 상호비방이나 선전에 나서지 않고 진지한 자세를보임에 따라 이번 회담은 새로운 남북관계 정립의 모델이 될 것 같다는 관측이 더 많다.북측으로서도 비료지원이 시급한 과제인만큼 이달말쯤 2차회담이 재개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베이징·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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