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민회의-자민련 선거공조 적신호

여권의 수도권 기초단체장 연합공천 합의가 사실상 파기됨에 따라 국민회의와 자민련간의선거공조에 적신호가 켜졌다.

또 국민회의가 자민련의 텃밭인 충청지역에 자민련 공천탈락자들을 영입해 출마시키는 바람에 자민련 해당지역 관계자들이 발끈하는 등 양당간의 감정대립도 격화되고 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지난 19일 서울,수도권 기초단체장 66개 가운데 국민회의 51개, 자민련 15개로나눠 연합공천키로 합의했다. 하지만 이날 합의는 만 하루가 못가 깨졌다. 수도권 10여곳에양당이 각자 후보를 내기로 했기 때문이다. 물론 해당지역 출마희망자들의 반발로 궁여지책끝에 나온 방안이지만 속내를 들여다 보면 양당의 감정대립이 주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이번 합의파기에는 국민회의쪽이 앞장을 섰다. 후보등록 마지막날인 20일 자민련은 국민회의쪽이 연합공천 합의지역에도 자당 후보를 낸 사실이 알려지자 발끈했다. 자민련은 자당공천내정자들이 연합공천에 반발할 때도 공조정신을 내세우면서 "출마를 하려면 탈당해 무소속으로 나서는 방법밖에 없다"고 해당인사들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국민회의가 후보등록을해버리자 뒤통수를 맞은 격이었다. 이같은 불만은 국민회의측에 전달되고 결국 양당은 일부지역 각자 출마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양당의 감정대립은 또 대전,충남북 기초단체장에 대해 국민회의가 후보를 내는 바람에 더욱격앙됐다. 국민회의가 대전 5개구 중 4명을, 충북 11개 시.군 중 9명을, 충남 15개 시.군중 9명을 기초단체장 후보로 등록했기 때문이다. 특히 대전의 경우에는 자민련 공천에서 탈락한현역 기초단체장을 국민회의가 영입해 후보로 내버리자 자민련쪽에서는 "이제 주적은 한나라당이 아니라 국민회의"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대전 서갑지구당위원장인 이원범(李元範)의원은 "YS는 JP를 1년만에 팽시켰지만 DJ는 JP를3개월도 못돼 팽시키려 한다"며 강력 반발했다.

더욱이 이 와중에 국민회의 이용희(李龍熙)충북도지부장이 18일 국민회의 청주시장.청원군수후보추대대회에 참석해 한 발언은 자민련쪽 신경을 더욱 자극했다. 이지부장이 이날 행사장에서'국민회의 여당본당, 자민련 여당들러리당론'을 주장했기 때문이다. 자민련 김창영(金昌榮)부대변인은 이에 대해 "여권의 갈등을 초래할 수 있는 무모한 발언"이라며 이지부장의출당 등 강력한 조치를 국민회의쪽에 요구했다.

이같은 분위기로 인해 양당지도부는 파문 축소에 전전긍긍하고 있지만 일선 조직에서 부터시작된 감정의 앙금이 쉽게 가라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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