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에 원래 개구리가 살았을까. 뱀, 까치, 꿩은 어땠을까.
학계에 따르면 일제시대 이전 울릉도에는 개구리가 없었다. 그런 울릉도에 개구리가 들어간것은 1930년대. 울릉도에서 포항으로 농업학교 '유학'에 나선 김현식군(당시 고교생)이 고향사람들에게 개구리를 보여주려한 것이 계기였다. 개구리가 뭔지 모르던 김군은 포항의 동네아이들을 불러 참개구리를 잡았다. 아이들로부터 한마리에 5전씩 주고 울릉도에 갖고 들어간 개구리가 20마리. 이들이 울릉도 개구리의 조상이다.
당시 논농사를 짓던 울릉도에 개구리는 상당수 번식했다. 학계 보고서를 보면 70년대 후반성인봉 꼭대기에서도 개구리가 발견될 정도였다. 당시 생물 전문가들이 개구리를 조사하면서 울릉 개구리가 포항 개구리와 유전자 배열이 비슷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60여년 전 김군의 손에 있던 개구리가 울릉 개구리 원조로 확인된 셈.
그러나 지금은 울릉도에서 개구리를 찾아보기 힘들다. 80년대 이후 논농사가 줄고 밭농사와관광 중심으로 산업구조가 바뀌면서 개구리가 설 자리를 잃었다. 논이 없어 산 웅덩이로 서식지를 옮긴 개구리는 급경사라는 지형 때문에 알을 놓고 올챙이를 키울 수 없었다. 지금은가정집 연못에서나 가끔 발견된다는 것이 울릉군청 산림계 관계자의 설명이다.일시적으로 울릉도에 뱀도 있었다. 70년대 초반 한 뱀장수가 울릉도에 장사를 하러갔다가두 자루에 들어있던 뱀을 놓쳤다. 주민 증언으로 당시 50마리 이상의 육지 뱀이 산 속으로들어갔다고 한다. 개구리 먹이가 많아 엄청나게 번식했을 것 같지만 실제로 살아난 뱀은 없었다. 화산재로 형성된 현무암 지대는 뱀이 살기 힘든 곳이며 뱀과 상극인 향나무 숲이 무성해 생명을 부지하기 어려웠던 것.
91년도엔 울릉군청이 나서 까치 34마리를 풀어놓았다. 육지의 길조가 울릉도에도 살아날 것이라던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방사 첫 해 절반 가량이 사라졌다. 경쟁자인 흑비둘기, 천적인 매를 견디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96년 말 2마리가 발견된 뒤 아직까지 까치를 봤다는주민은 없다.
그러나 꿩만큼은 울릉도에서 대량 번식하고 있다. 80년대 초반 울릉도 도동에 사는 한 주민이 사육용으로 가져갔던 꿩 수십마리가 산으로 날아가 버린 것. 한 겨울 큰 눈으로 인해 50마리 안팎으로 개체수를 유지하던 것이 최근 7~8년동안 눈이 내리지 않아 5백여마리로 늘어났다. 급기야 울릉군청은 올가미로 꿩 사냥을 선언했지만 쉽게 잡히지 않았다. 수를 조절해야 한다는 걱정때문에 올 가을부터 총포 사냥도 허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
원래 울릉도에 있었던 흑비둘기, 매비둘기, 박새, 씀새, 매, 울쇠 큰오색 딱따구리, 동박새 등은 여전히 잘 살아가고 있다.
울릉도 동물들은 인간들에게 "인간이 인위적으로 생태계에 개입하는 것은 오히려 혼란만 가져오며 인간이 진정 자연을 사랑한다면 있는 그대로 지켜보는 것이 최선"이라는 자연의 가르침을 전해주고 있다. 〈全桂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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