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월드컵은 한국이 다시 한번 세계축구의 높은 벽을 실감하게 만들었다.
멕시코전 참패에 이어 네덜란드전 0대5 패배는 지난 64년 도쿄올림픽 이후
34년만에 국가대표팀이 국제경기에서 5골차 이상으로 패배한 기록이다.
한국축구가 거꾸로 가고 있다는 징후는 96년부터 드러났다. 96년 12월 아
시안컵 본선에서 이란에 2대6으로 참패해 충격을 주었고 지난해 6월 세계청
소년축구 본선에서 브라질에 3대10으로 패해 이번 월드컵치욕도 어느정도 예
고된 것이었다.
왜 한국축구는 세계수준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는 것인가. 가장 큰 이유
는 개인기가 너무 처진다는 것. 1대1능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전술과 체력에
의존하며 세계수준의 팀을 상대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브라질 자갈로 감독은
"펠레, 마라도나 같이 개인기가 특출한 선수들에게는 작전이나 전술이 필요
없다"며 "개인기가 최고의 전술"이라는 지론을 밝힌바 있다. 개인기가 좋은
멕시코가 10명이 싸우고도 벨기에와 무승부를 기록한 예로보듯 선수들이 개
인기만 있다면 경기흐름을 조율해가며 상대의 공격을 충분히 막아낼 수 있
다.
한국선수들의 드리블실력은 0점수준이고 상대선수들이 한꺼번에 압박해오
면 차내기에 급급하고 패스미스가 속출한다.
우리 선수들의 개인기부족은 한국특유의 축구환경때문이다. 신체발달이 왕
성한 유소년기에 승부위주의 전술훈련에 집중하는데 따른 것. 7대 7축구를
도입한 유럽이나 남미와 달리 초교시절부터 성인용구장에서 11대11축구를 한
다.
11대11축구는 어린 학생들이 넓은 운동장에서 육상선수같이 뛰면서 전술을
펴는데 중점을 두지 개인기위주의 제대로 된 축구교육을 막고있다.
축구전문가들은 "개인기위주인 7대 7 경기로 바꾸고 상급학교 진학기준을
팀성적이 아닌 개인능력중심으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다.
축구저변이 빈약하고 국민들의 무관심도 문제. 등록선수가 일본의 80분의
1수준인 1만여명에 불과하고 프로리그 경기당 관중수도 2천~3천명이 고작이
다. 일본 J리그는 경기당 평균 1만 5천여명이 입장한다.
세계축구의 큰 흐름에 어두운 것도 한국축구의 참패요인이다. 일본은 유소
년들을 브라질에 대거 유학보내고 세계적인 선수들을 불러들여 직접 부딪치
며 배울 수 있게 하는 등 장기적인 투자로 치밀하게 준비, 세계적 수준에 근
접했다.
당장의 효과만을 노리며 국가대표나 프로팀위주로 지원을 쏟는 대한축구협
회나 기업들의 자세가 바뀌지 않고는 세계수준에 도달할수 없다.
〈李春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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