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청구 장회장 첫 공판

13일 청구그룹 장수홍회장에 대한 첫 공판에선 '그룹을 사실상 지배하던 자'라는 검찰 입장과 '결제선상에 있지 않았다'는 장회장의 입장이 팽팽히 맞섰다.

곽상도 형사2부 부부장 검사는 먼저 모두진술을 통해 장회장이 (주)청구로부터 7백60억원을빼돌려 개인적으로 주식 및 부동산에 투자하는 등으로 계열사의 부실화를 초래한 책임을 추궁했다.

곽부부장검사를 비롯 김해수, 황영기검사등 3명이 나선 이날 심리에서 검사들은 이외에 대구방송명의 자금 대여, 대구복합화물터미널 및 왕십리 역사 신축과 관련해 장회장의 실질적인 권한행사여부를 따졌다.

장회장은 7백60억원을 빼돌려 개인주식 취득이나 개인용도로 사용한 사실은 시인했으나 대부분은 주식을 팔아 갚고 2백30억원정도가 남아있다고 답변했다.

이 가운데 1백50억원의 돈을 (주)청구주식이 시가 1천원미만이던 97년 12월 주식으로 반환하면서도 싯가 2만원대이던 97년 1월 갚은 것으로 소급정리하지 않았느냐는 검찰의 질문에는 장회장은 '그런 내막은 모른다' ' 기억이 나는 것 같기도 하고 확실히 모르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왕십리 역사등 출자금 전용과정에서도 보고를 받는 등 실질적으로 관여하지 않았느냐는 공세를 펴자 장회장은 '모든 책임은 경영자인 나에게 있다고 생각한다'고 포괄적 책임은 인정하면서도 세부항목으로 들어가서는 '잘 모르겠다''실무자들이 했다''기억이 나지 않는다' '사후에 알게됐다'고 비켜갔다.

검찰이 '기업이 부도난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느냐'며 장회장의 책임을 물으려 하자 장회장은 첫째 'IMF체제'를, 두번째로 '금융차입금 과다'를 들었다. 회사 자금을 개인돈처럼 사용하는등 경영주 책임론을 주장하려던 검찰 입장과 거리가 있는 답변이었다.

장회장의 책임을 물으려는 검찰과 이를 피해가려는 장회장간의 팽팽한 공방전은 3시간이 넘도록 계속됐다. 다음 공판은 27일 오전 10시 대구지방법원 101호 법정에서 변호인 반대신문으로 진행된다.

〈鄭昌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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